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 늘린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2.19 13:43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남미 최대 원유생산국 베네수엘라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유가 주목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올해 2월 현재까지 러시아로부터 우랄유 300만 배럴을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수입량을 늘린 것은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정부와 PDVSA의 막대한 부채, 부적절한 유정 관리, 부정부패, 석유 인프라 노후화, 투자부족 등으로 164만 배럴까지 감소한 상태다. 2002년 12월~2003년 2월까지 진행된 파업 기간을 제외할 경우 원유 생산이 이 정도로 감소한 시기는 30년 전인 1988년 6월이다.

최근에는 미 정부가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대(對)베네수엘라 원유(희석용, 정제투입용), 석유제품(희석용, 일반소비용) 수출 금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산 원유를 희석제나 정제투입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PDVSA는 수입한 러시아 원유 일부를 오리노코 지역 중질원유 생산을 늘리는데 필수적인 희석제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는 33만5000 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춘 카리브해 쿠라카오섬의 이슬라 정제시설에 투입해 석유제품 생산을 늘리는데 활용할 방침이다. 이슬라 정제시설은 PDVSA가 시설 고도화 투자를 조건으로 네덜란드 자치령인 쿠라카오 정부와 임차계약 체결하여 운영중이며, 2019년 계약이 종료된다.

베네수엘라는 국내 정제시설(4개)의 노후화 등에 따라 가동률이 35%에 불과해 이슬라 정제시설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2014년 하반기 유가 폭락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왔다. 지난 해에는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산유국으로서 국가 자체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당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덕분에 오일머니가 쏟아져 들어와 호황을 누렸지만 2014년 중반에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 이후 국가재정이 치명적 내상을 입으면서 국민의 기본적 삶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차베스 사후 정권을 이어받은 마두로 대통령 역시 저유가가 계속되는 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720%에 달하고 2018년에는 20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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