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사업비 변화 추이.(그래프=에너지경제)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안정적인 자본확충을 위해 사업비를 줄이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보험료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산을 외부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운용자산 수익률을 높이려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눈에 띄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어 고심에 빠졌다.
20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는 올해 1∼2월 사업비로 1조 9704억원을 사용했다. 전년 동기의 1조 9743억원에 비해 0.2% 줄었다. 사업비는 같은 기간 2015년 1조 9615억원에서 2016년 2조 258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 감소하면서 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비는 설계사 수수료, 점포 운영비 등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으로 신계약비, 유지비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올해 2월까지 신계약비가 가장 큰 비중으로 줄어든 곳은 현대라이프생명으로 전년 동기의 256억원에서 140억원으로 46% 감소했다. 신계약비는 62%, 유지비는 46% 각각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연된 신계약비가 발생한 영향으로 39% 감소했다. KDB생명은 신계약비에서 46% 감소하며 총 사업비가 32% 크게 줄었다.
생보사들이 사업비를 줄이고 있는 것은 2021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영업 상황이 좋지 않아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2월까지 생보업계의 신계약금은 23조 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7조 8423억원보다 16% 줄었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을 새로 찾는 가입자들이 많지 않은 데다, 보험료 규모가 적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바뀌면서 보험료를 거둬 얻는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나가는 지출을 막기 위해 사업비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수익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운용하는 자산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25개 생보사가 일반계정 기준 운용한 자산 규모는 649조 728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619조 4519억원보다 5% 더 늘었다. 총 자산규모도 828조 14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하면서 운용자산도 함께 늘었다.
운용자산은 증가하는 반면 운용자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까지 운용자산이익률은 3.9%였으나 올해 2월까지 이익률은 3.5%로 0.4%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들은 기존에 채권 등에 투자를 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운용자산에서 높은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안정적인 국내 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부동산을 비롯해 해외 부문의 채권, 부동산, 인프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