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T·모바일 사업부 ‘최대 위기’ 속 갤노트9 조기 등판
고 사장, 갤노트7 이후 위기관리 능력 또 다시 시험대될 듯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문장(사장). 사진=연합 |
"갤럭시노트9(이하 갤노트9)은 모든 일상과 업무를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사용자가 원할 만한 것을 모두 갖춘 최고의 스마트폰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8’에서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세계 스마트폰 업계 혁신의 기준을 제시해왔다"며 "갤노트9 역시 스마트폰의 성능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노트9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 사장은 이날 갤노트9 변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S펜의 색상과 같은 노란색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구두 역시 노란색에 가까운 베이지 색이었다. 갤노트9은 출시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보다 3주 가량 앞선 출시 시점 때문이다. 업계에선 그만큼 갤노트9의 완성도가 높을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갤럭시S9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선택이란 분석과 함께다. 고 사장에게도 갤노트9 출시를 통해 올 하반기 무선사업 실적을 끌어올리라는 특명이 부여됐다. 삼성전자는 주력 기종인 갤럭시 시리즈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 갤럭시S9플러스의 판매 부진과 프리미엄 폰 수요 위축으로 무선 사업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15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줄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9%로 1위를 지켰지만 출하량 감소로 소폭(1.7%) 감소했다. SA는 삼성전자의 2분기 갤럭시S9, 갤럭시S9 출하량을 940만 대로 추정하면서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차별점 부재를 판매 저조 원인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이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4조 600억 원) 대비는 물론 직전 분기(3조 77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2조 67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연속 신기록 행진도 멈췄다.
시장조사업계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올 하반기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갤노트9의 판매 역시 순탄치만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 사장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그동안 시장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 받아왔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태를 수습하고 갤럭시노트8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사장 취임 이후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갤럭시노트7은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 인식 기술 등을 장착한 혁신적인 스마트폰이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발화 사태와 단종이라는 부침을 겪으면서 혁신은 빛을 바랬다. 당시 삼성전자 IM 사업부 영업이익도 1000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갤럭시노트8를 지난해 선보임과 동시에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활용한 AI 기능 등을 탑재해 반전에 성공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여전한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갤노트9의 출시가 삼성전자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갤노트9 실적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갤럭시S10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펜 말고는 주목할 만한 혁신 요소가 없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 이점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이번 갤노트9 판매가 지지부진할 경우 갤럭시S10의 성과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