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상반기 5482억원 순손실 ‘탈원전·월성 1호기 폐쇄’ 영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14 18:40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000억 대 순이익

-업계 "월성1호기 조기폐쇄·탈원전 여파" vs 정부 "정비일정 늘어났을 뿐 탈원전 때문아냐"

▲사진=연합


한국수력원자력(대표 정재훈)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내고도 5000억 원 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행에 따른 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한편, 정부는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656억원에 영업이익 2268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75.9%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면서 전력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원전 이용률은 정비 중인 원전이 많아진 탓에 1분기 55%, 2분기 63%에 그쳤다.

기타 수익과 비용을 포함한 당기순손실은 5482억원이다. 작년 동기 6696억원 당기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영업이익을 내고도 당기순손실을 본 이유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백지화 관련 비용이 2분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그동안 유형자산으로 잡아둔 월성 1호기와 신규 원전 6기의 장부금액에서 회수 가능한 금액을 제외한 6943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월성 1호기의 손상차손 금액만 5652억원이다. 한수원은 지난 6월 15일 이사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백지화를 의결했다. 신한울 3·4호기는 아직 백지화를 의결하지 않았지만, 건설 중단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2분기에 비용을 반영했다.


◇ 정부 "한전·한수원 손실, ‘탈원전’ 때문 아냐"

한편 산업부는 한전과 한수원의 영업손실은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상반기 원전 이용률이 낮았던 이유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지해서가 아니라 과거 건설 원전의 부실시공 탓에 보정 조치 등으로 원전 정비일수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일수가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016년 6월 가동원전 전체를 점검한 결과, 격납건물 철판부식(9기), 콘크리트 결함(11기) 등이 발견됐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호기별로 고리 3·4호기(각각 428일, 242일)는 격납건물 철판 정비로 정비기간이 지연됐다. 신고리 1·2호기(363일, 1일)는 원자로냉각재펌프 정비, 신고리 3호기(60일)는 가압기안전방출밸브 정비가 지연의 원인이 됐다. 정비가 완료된 원전은 원자력안전법의 관련 기술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돼야 원안위 승인을 받고 순차적으로 재가동이 가능하다. 

박원주 산업부 에너지지원실장은 "올해말에는 23기의 가동원전 중 최대 21기의 원전이 가동돼 하반기 원전 이용률은 상승할 전망"이라며 "한전도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원전 이용률은 70% 후반으로 상승이 가능하나 9월과 12월 도입 예정이던 신규 원전 2기의 상업 운전이 지연되어 영업실적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원전 운영 사업은 이익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영국원전 수주 여부가 한수원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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