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전환-유럽에서 답 찾다⑥] "덴마크 국민 63%, 전기가격 높아져도 에너지전환 지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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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뇌레포트(Nørreport)역 인근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건너고 있다.(사진=송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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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교통 수단으로 이용되는 덴마크의 자전거.


[글·사진=코펜하겐(덴마크)=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덴마크에서 에너지 전환은 기후 변화에 대비한다는 것 이상의 넓은 의미를 가지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최대 전력 회사 외르스테드(Ørsted)의 울렉 스트리드베크(Ulrik Stridbæk) 그룹규제 업무 부사장은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 반대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에너지 전환을 단순히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철학적 문제로 생각하고 있어 정부 에너지 정책이 적극적 국민 지지를 받아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 "국민 90% 탈탄소 정책 지지…전기요금 인상돼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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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스테드(Ørsted)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장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료=외르스테드)


울렉 스트리드베크는 "덴마크에서도 에너지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최근 5∼10년 동안인데 국민들은 이보다 더 오래 전부터 정부 에너지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덴마크 기술자 협회가 2016년 조사한 것을 보면 덴마크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로(0)로 만들기로 한 목표를 두고 국민 10명중 9명(90%)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 가격이 더 비싸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63%는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도 크다. 덴마크 그린 싱크탱크인 Concito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3%가 ‘덴마크가 녹색 전환(에너지 전환)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세계 주요 국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덴마크에서 풍력과 바이오에너지 등은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민 신뢰를 얻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출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성공하면서 경제를 지탱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르스테드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지난해 수출한 에너지 기술 규모는 총 수출의 11.1%에 해당한다.


◇ 자전거·전기차 대중 교통수단으로…"운송수단 탈탄소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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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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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지하철역 주변에 주차된 자전거.


덴마크에서 자전거는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덴마크대사관 자료를 보면 코펜하겐에서는 통학과 출퇴근 길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수가 최대 50%에 달한다.

덴마크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첫번째 협약이 이뤄졌던 1970년대 이후부터 자전거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코펜하겐을 자전거 타기에 이상적 장소로 만들기 위해 도시계획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대중교통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덴마크 에너지기구(DEA) 에릭 키예르(Erik Kjaer) 글로벌 협력 특별 고문은 "현재 많은 수의 자전거 도로가 도시를 가로질러 있어 학교나 직장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며 "대중 교통 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역 주변에서 주차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워 때는 교통 신호등이 자전거 운행에 맞게 바뀌게 돼 자전거 이용자들의 편의도 높였다. 여기다 자동차 구입 시 180%에 이르는 등록세를 매기는 등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대중교통 요금을 높게 책정해 상대적으로 자전거가 경제적인 이동수단으로 여겨지는 점도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진 배경으로 설명된다.

최주윤

▲코펜하겐 주차장에서 공유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사진=최주윤)


전기차도 탈탄소화를 위한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꼽을 수 있다. 덴마크 정부에서는 1980년대부터 전기차 활성화에 나섰다. 에릭 키예르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송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덴마크의 목표인 탄소 제로(0)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정치적으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덴마크에서 전기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보다 세제 혜택이 더 많다. 이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가격이 비싼 데다 정부가 전기차에 주던 수입 관세 면세 혜택을 중단하면서 전기차의 총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현재 의회는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 인센티브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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