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분의 저주? 신저가 찍은 삼성전자, 하반기는 반등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19 10:47

▲삼성전자. (사진=연합)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연중 신저가로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하고 있어서다. 다만 대다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0.34% 내린 4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는 장중 4만3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이는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5월 4일 종가 대비 15%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위기설이 급부상하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9일 모건스탠리는 세계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전망을 ‘중립’에서 가장 낮은 ‘주의’로 낮췄다. 반도체 재고가 늘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심각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고, 낸드 가격에 이어 D램 가격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모건스탠리는 낸드 플래시 공급 과잉이 이미 시작됐고, D램 공급도 과잉 상태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매도 공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6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802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올 들어 외국인이 내다 판 삼성전자 주식 규모는 총 4조217억원에 달한다. 지난 2분기 기준 반도체 부문에서만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3%를 벌어들인 만큼 관련 전망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어 2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실적 대비 저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나, 3분기부터는 디램과 낸드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다시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고점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높아진 이익 체력으로 내년 성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애플과 비교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20%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시총은 애플의 3분의 1수준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5배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도 외국계에 비해선 긍정적이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반도체는 업황은 하반기에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디램 수요를 서버와 모바일이 견인해 디램가격은 3분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낸드 가격은 하락하더라도 비용구조 개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7조301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가량 높다. 연간 영업이익은 65조168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22곳의 삼성전자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6만5000원이며 모두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반도체 업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향후 디램과 낸드 업황에 대해 변함없는 자신감을 표출했지만, 4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돼 서버 디램 수요 증가율 역시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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