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건설업, '클린지원사업' 제도로 안전사고 예방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4 10:27
우재원

▲재원노동법률사무소 우재원 공인노무사



[칼럼=재원노동법률사무소 우재원 공인노무사] 과일의 대명사는 사과이다. 사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먹는 과일이다. 비타민C가 풍부하고 면역력 강화,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슈퍼 푸드이다. 단순히 과일로서의 유명세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도 등장한다.

신화를 대표하는 사과는 ‘파리스의 사과’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펠레우스’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결혼을 한다. 경사스러운 결혼식에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초대 받지 못한다. 이에 화가 난 ‘에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쓰여진 황금 사과를 결혼식에 참석한 신들에게 던진다. 그러자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는 서로 앞 다퉈 그 사과가 자신의 것이라며 싸운다. 세 여신들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부탁한다. 파리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헤라는 최고의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위대한 지혜를,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해줄 것을 약속한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선택했고, 그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아내로 맞이한다. 하지만 헬레네는 이미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부인이었고, 분노한 메넬라오스왕은 엄청난 대군을 이끌고 트로이로 쳐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트로이 전쟁’이다.

예술을 대표하는 사과는 ‘세잔의 사과’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화가인 세잔은 "나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화가들은 신들과 영웅의 이야기 또는 왕들의 초상화와 같은 웅장한 그림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잔은 사과를 여러 모습으로 배치하고 시선을 바꾸어가면서 다양하게 그렸다. 세잔은 한 개의 사과가 썩을 때까지 100번 이상의 작업을 했다. 이런 정물화는 당대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후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서 현대미술의 시발점이 되었고, 입체파, 추상파 등의 창조적인 화풍이 등장했다. 그래서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게 된다.

과학을 대표하는 사과는 ‘뉴턴의 사과’이다. 뉴턴이 케임브리지대학 재학 시절 페스트(흑사병)가 유행했다. 페스트를 피해 고향 마을에 있으면서 사과나무 밑에서 명상에 잠겨 있다가 문득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지구와 사과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물체가 서로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끌어당긴다는 사실이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이 세 가지 사과 이야기 중에서 노동현장 특히 건설현장에서 꼭 명심하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굳이 ‘만유인력의 법칙 ’이나 ‘중력’이라는 과학적인 용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물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이는 우주의 법칙이며 인간이 거스를 수가 없다. 따라서 항상 추락 사고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해야한다.

추락 사고는 일반적으로 건설업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피해정도가 크다. 2017년의 경우 전체 산업현장 사고사망자의 52%(506명)가 건설업에서 발생하였고, 이 중 54%(275명)가 추락으로 인한 사망사고이다.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수시로 생성되는 개구부나 여러 가지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작업발판, 사다리, 이동식 비계 등에서 작업자가 떨어져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구부에는 반드시 고정식 덮개나 안전난간을 설치한다. △작업발판은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구조의 발판을 사용한다. △사다리에는 미끄럼방지 조치를 한다. △작업구조상 안전난간 등 예방조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추락방지망을 설치한다. 그리고 △안전대와 안전모 등 기본적인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한다.

이러한 조치들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소규모 건설현장에서는 재정상의 이유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부는 소규모 건설현장 작업노동자를 보호하고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건설업 클린지원사업’이라 불리는 이 제도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정부지원 현장에서는 추락사망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년에는 예산을 93억원을 증액하여 총 331억원이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지 않은 공사금액 20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이다. 공사금액에 따라 현장당 2000만원의 범위 내에서 추락방지용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의 50~65%를 정부가 지원한다. 현명한 사업주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다. 사고는 항상 한순간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일어날지 모른다. 귀찮고 힘들어도 안전에 관한 부분은 언제나 원리와 원칙을 따져가며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원칙주의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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