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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 (사진=AFP/연합)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 무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의 여파가 확산하면 개혁군주로 알려졌던 빈살만 왕세자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 행사에 불참을 발표하면서 "나는 이제까지 카슈끄지에 관한 보도들에 대단히 불안하다(troubled)"고 사유를 밝혔다.

이란계 미국인인 코스로샤히는 지난주 야시르 빈오트만 알루마이얀 PIF 사장과 통화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끔찍하다"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리야드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알루마이얀 사장은 이런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설득했지만, 코스로샤히는 결심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PIF는 우버에 35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알루마이얀 사장은 우버 이사회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오는 23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는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행사로, 사우디 왕실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개혁 아젠다들을 내걸고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행사다.

하지만 코스로샤히 외에 김용 세계은행 총재,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이 행사가 사우디 왕실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세계 경제계 유력인사들과 만나는 자리로서 역할을 했던 것에서 역전된 분위기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의 최대 우방인 미국과 영국의 대표로 FII에 참석할 예정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이 'FII'에 불참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사우디 전문가들은 카슈끄지 의혹이 그동안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해온 빈 살만 왕세자의 노력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루스 리들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NYT에 "빈 살만 왕세자는 3년 반 넘도록 개혁가, 심지어는 혁명가로서의 이미지를 빚어내려 몹시 애써왔다"며 "이제 그 베일이 갈가리 찢겼다"고 꼬집었다.

CNN은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이 제시한 현대화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서방의 투자가 절실하다면서 "거대한 PIF를 담보로 서방의 돈을 끌어들이고, 경제를 개방하고, 사우디를 21세기로 이끌려는 그의 계획이 그의 눈앞에서 시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빈 살만 왕자를 좌초시킬 수 있다"며 "그가 지금은 왕세자이고 왕위 승계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에게) 사우디 정치는 잔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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