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효성, 권력층에 벤츠 41% 할인 판매…VIP 리스트 존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5 14:04

변양균 씨 배우자, 8000만원짜리 벤츠 4650만원에 구입
재벌이 권력층 관리하는 방법

벤츠

▲박 모 씨가 받은 벤츠 할인 혜택. (사진=추혜선 의원실)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의 국내 딜러사 더클래스효성이 정치권 인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에게 특별 할인가로 차량을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변양균 씨의 배우자가 차 값의 절반 가까운 할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을 접한 효성은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사실 확인에 나선 상태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변양균 씨의 배우자가 지난해 1월 말 7970만 원 짜리 벤츠 E300 신형 모델을 차량 가격의 41.6%를 할인받아 4650만 원에 구입했다"고 폭로하면서 "재벌과 대기업이 권력과 그 주변을 관리하는 은밀하고도 정교한 방법 중 하나로, 이런 특권과 반칙을 없애자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던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요 인사를 관리하는 VIP 리스트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지난해 차량을 판매했던 효성의 품의서를 입수해 분석하고 자동차등록원부 등을 통해 차량 소유주를 확인했다. 효성의 품의서에는 구매자 이름 박 모 씨의 이름과 함께 차량가격 7970만 원, 당사지원금(450만 원), 재구매지원금(72만 4550원), 고객지원금(2797만 5450원) 등 3320만 원의 지원금 합계 금액이 명시됐다. 지원금을 제한 세금계산서발행가 항목의 경우, 465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기재됐다.

그는 "박 씨가 받은 할인 혜택은 이 제품의 회사 마진율 12%보다 훨씬 높고 더클래스효성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상 효성이 차 값의 상당 부분을 대납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효성이 특혜성 할인을 은폐하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한 흔적도 포착됐다. 추 의원에 따르면 회사가 작성한 최초 품의서의 ‘특별품의’ 항목에는 "상기 차량은 동력전달계통의 주요한 결함으로 부품교체 및 수리완료해 특별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건"이라고 적었다가 문제될 것을 우려해 "본 고객은 2014년부터 당사에 많은 벤츠 구입 희망고객을 소개해 당사는 차량을 판매하였으며 그동안 당사에서 출고해주었던 고객에 대한 발생 이익을 감안하여 할인금을 배기영 대표이사와 김동곤 CFO에게 보고 후 할인해 주었습니다"라고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자동차 판매사가 특권층에 이런 특혜를 주면 다른 소비자들에게 줄 혜택을 줄이거나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이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고위층에 차량 우선 배정 혜택을 주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차량 출고가 늦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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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소비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사진=추혜선 의원실)

또한, 효성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차량 출고 전에 하자보수를 해놓고 이를 알리지 않고 신차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올해 4월 내부 직원의 폭로로 알려지자 5월에 부랴부랴 실수로 고지를 누락한 것처럼 안내문을 보내고 바우처를 제공하며 무마하려 했다는 것이 추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변양균 씨 배우자 건과 같은 사례가) 다른 소비자들의 혜택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하자보수 미고지에 대해서는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효성 관계자는 "올해 5월 내부감사에 적발된 사실"이라면서 "더클래스 효성 대표이사는 평가반영 손실액 절반배상, 담당 임원은 중징계(정직 3개월 및 손실액 절반 배상)를 받았고, 해당 손실분 전액을 5월 23일 회사에 변상 조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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