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현재 기상청 내부망 익명게시판 현황[사진제공=전현희 의원실] |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 내부청렴도는 2015년과 2016년 모두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 조사는 내부 부패사건 발생, 업무지시 공정성, 예산부당집행, 부당한 업무 지시 등 모두 33개 항목에 대해 내부직원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이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몰카범죄 1건, 성추행 1건, 성매매 1건 등이 보고됐는데 기소유예, 감봉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종석 기상청장에게 이 의원은 "성폭력 교육은 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청장은 "매 번 교육요원이 와서 교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기상청이 아니라 ‘비리청’"이라고 비판했다. "뇌물수수, 음주운전, 협박,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업무방해, 폭행 등 비리 종합선물세트"라고 질책했다. "기상청 공무원 9명이 연구용역 발주 대가로 뇌물을 받아 불구속 입건돼 있을 정도로 연구용역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연구용역 사업비 21억을 회수했냐"고 질의했다. 최홍진 기상청 차장은 "관행은 개선했는데 사업비는 환수가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조직 내부 불공정한 관행이 만연한데, 내부비리를 고발하는 역할을 하는 익명게시판이 갑작스럽게 폐쇄됐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기상청 내부 익명게시판의 "상사로부터 부당한 금품수수를 수 차례 강요 받았다"는 글이 문제가 되자 4월 10일을 기해 익명게시판이 폐쇄됐다. 전 의원은 "본래 운영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 게시글이 많아서 익명게시판을 잠정 운영 중단했다는데, 개설 취지와 맞지 않는 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감사담당관실에서는 익명게시판 유지 또는 폐지, 운영 개선을 위한 부서별 의견 수렴을 지난 4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했다. 38개 부서 중 유지의견이 36개 부서로 폐지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는데도 기상청은 현재까지 폐쇄한 채이다.
전 의원은 "익명게시판은 힘없는 직원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언덕인 만큼, 기상청은 익명게시판을 재오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확인하고 개선해서 익명게시판을 다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기상청 예보관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있다. 예보관 근무체계는 12시간 주야교대근무에 따른 과중한 업무와 대체인력 부족으로 건강문제와 교육기회 부족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청 내 예보관은 지난 10년 동안 8명이 질병을 얻고 휴직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이 예보관 근무를 기피하는 원인이 돼 예보관 역량 강화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전국 5급 이상 예보관 46명을 분석한 결과, 50대가 36명(78%)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9명(20%)이었다. 30대는 1명(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