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사우디 아라비아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해체 시 원유 시장 영향, 이에 따른 산유국의 미래 등에 대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 '압둘라 국왕 석유 연구소'(KAPSARC)는 OPEC 해체가 원유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싱크탱크는 독립적인 비영리 기관으로, 사우디 정부가 15년 전 출연해 영구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며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의장을 맡는 이사회가 관리 감독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청장을 역임하고 이 연구소를 이끄는 애덤 시민스키 소장은 "유휴생산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살펴보고 있다"며 "OPEC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유가에 대해 OPEC을 탓한 바 있다. 

또한 OPEC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 3천300만 배럴 중 1천만 배럴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하는 사우디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시민스키 회장은 이번 연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것은 아니라면서 사우디 정부의 생각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연구가 워싱턴에서 나오는 비판을 참작할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연구 결과에 따라 OPEC과 사우디의 역할에 대한 방어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연구 과제가 단기간 내 OPEC을 탈퇴할지를 놓고 사우디 정부 내에 격론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디 고위 관리들 사이에 OPEC에 관해 재고하는 분위기가 있고, 원유 수요도 언젠가는 정점을 찍고 급감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OPEC이 지배력을 잃고 해체된다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실험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한 관리는 설명했다.

이 관리는 "사우디가 원유 수요는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OPEC을 지나쳐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OPEC 밖에 있는 미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이 독자적으로 세계 원유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OPEC의 장기적인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이 사우디 관리들 사이에 솟아나기 시작했다고 또 다른 관리는 전했다.

OPEC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나라인 사우디와 이란은 오랜 경쟁의 역사를 지닌 라이벌 관계로, 최근에는 OPEC에서 사우디의 우방인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유가 변동성 확대를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었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는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였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OPEC 비(非)회원 산유국들이 OPEC과 함께 원유 생산량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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