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GC녹십자, 매출 ‘1조 클럽’ 가입 확정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지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는 매출 ‘1조원 클럽’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이미 1조 클럽에 가입했거나 가입이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종근당 등은 향후 4분기 실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단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올해 ‘1조원 클럽’ 가입이 확정적이다.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9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었다. 이미 1조 클럽에 가입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9억6600만원과 670억5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와 14.3% 줄어든 규모다.
특히 유한양행은 최근 1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지난 3분기에 하락한 실적에 대한 우려도 말끔히 씻을 전망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글로벌 기업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함으로써 연구개발 역량을 인정 받았다"면서 "이는 신약 가치 산정과 밸류에이션 상향의 근거가 된다"고 평가했다.
녹십자도 올해 ‘1조 클럽’에 무난하게 재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올 3분기 누계 매출액이 9882억1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2% 줄어든 557억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 측은 "주력 품목인 독감백신의 내수 판매실적이 경쟁 심화 속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면서 "하지만 외부 도입 백신 상품 판매가 공급 지연이나 경쟁품 등장으로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차질로 부진했던 백신 상품 판매가 정상화되면 축소된 외형은 4분기부터 바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의 올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1조4099억원으로 9.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104억원으로 13.8%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종근당 등도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올 3분기까지 개별기준 누계 매출은 686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1.9% 감소한 260억원, 당기순이익은 41.3% 줄어든 171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앞서 대웅제약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 연구원은 "대웅제약이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6.5% 증가한 9374억원, 영업이익은 19.3% 늘어난 57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근당은 올 3분기까지 6905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종근당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보다 8.8% 늘어난 9457억원, 영업이익은 5.3% 늘어난 815억원"으로 관측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올 3분기 누계 7222억4200만원을 올려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연구개발(R&D) 투자비는 업계 최고 수준인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 보다 20% 가까이 투자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이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추정했던 것보다 크게 하향 조정됐다"면서 "이 때문에 올 4분기 실적 결과가 1조 클럽 가입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