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지방공항 활성화’ 꽂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3 14:59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이 ‘지방공항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인천·김포 공항 등의 노선이 포화 상태인 만큼 새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 발급 등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해두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무안국제공항을 ‘제3의 허브’로 설정하고 취항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무안에서 출발하는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등 노선에 취항했다. 다음달에는 필리핀 세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에도 정기 노선을 추가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또 기존 노선에 대한 증편도 계획 중이다. 무안-오사카, 무안-타이베이 노선은 기존 주 5회였던 운항 편수를 주 2회씩 늘릴 방침이다. 무안-다낭 노선은 기존 주2회였던 운항 편수를 주 7회로 맞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에는 제주항공이 취항하는 무안발 국제선 노선이 기존 주 16회에서 32회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사장은 무안공항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광주광역시 여행객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 만큼 수요가 탄탄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기존 무안발 4개 노선의 탑승률은 80~9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 지역을 겨냥해 대구 공항 취항 노선도 늘린다. 이 사장은 최근 대구국제공항 기점의 국제선을 연내 3개국·5개 노선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대구에서 떠나는 일본 도쿄, 가고시마와 베트남 나트랑, 다낭, 마카오 등에 취항한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측은 이와 관련 "대구공항에서의 적극적인 노선 확대는 제주항공의 성장과 지방공항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운용효율 제고 차원에서 현지에 거점을 둔 조종사도 따로 채용했다. 국제선 운항을 위해 조종사들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일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제주항공은 부산기점 노선의 영업망 구축을 위해 지난 2014년 4월부터 영남영업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지방공항 활성화’ 전략이 LCC 1위 사업자인 제주항공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미 인천공항 국제선에서는 주요 중·단거리 노선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추가적으로 힘을 쏟을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항공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무안, 대구, 부산 등 지방 공항에서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을 잡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LCC와의 경쟁이라는 불확실성도 일찍부터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3월까지 신규 LCC에 대한 면허 심사를 마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플라이강원(양양), 에어로케이(청주), 에어프레미아(인천), 에어필립(무안)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제주항공이 이들의 허브 공항을 선점해둘 경우 앞으로 펼쳐질 경쟁에서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해외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가까운 중·단거리 노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제주항공이) 지방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선점해둘 경우 장기적으로 점유율·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석주 사장은 지난 2008년 애경산업 신규사업·혁신부문장(상무)으로 영입되며 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애경산업 마케팅부문장, 에경산업 마케팅·디자인 전략기획실 전무, 제주항공 마케팅본부장, 제주항공 커머셜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애경그룹이 지난해 11월 20일 이 사장을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한 만큼 ‘대표이사 선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제주항공을 이끈 것은 올해 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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