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풀썩] 정부 "연내 100곳 상장 기대" 현실은 상장 철회 속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3 17:19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불확을 겪자 올해 신규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공모 철회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당초 연내 100곳 이상이 상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반대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장 철회 기업>
기업명 시기
SK루브리컨츠 4월
HDC아이서비스 9월
카카오게임즈 9월
인카금융서비스   10월
프라코 10월
아시아신탁 10월
드림텍 11월
CJ CGV 베트남홀딩스 11월
현대오일뱅크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16개 기업이 공모 및 상장심사를 철회했다.

최근에는 현대오일뱅크가 연내 상장계획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의 장기호황으로 인해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식시장 침체와 감리 장기화 등으로 인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 CGV 베트남홀딩스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지 못했다는 이유다.

삼성 핵심 공급업체인 드림텍 역시 같은 이유로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전반기 대어로 손꼽혔던 SK루브리컨츠도 수요예측 실패로 자진 상장철회를 했고, 코스닥 대어로 주목받았던 카카오게임즈, 코스피 기대주였던 HDC아이서비스 등을 비롯해 올해에만 총 16곳(코스피 5곳, 코스닥 11곳)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이는 2008년 9개 기업이 공모를 철회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간 평균 공모 철회 건수는 2.4 건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스팩합병상장을 시도한 메디오젠만이 공모를 철회했다.

올해 공모 철회 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증시가 부진을 겪으면서 공모가가 기업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불황을 겪으면서 적정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게다가 올해 많은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몰린 영향도 있다. 증시가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특정시기 수요예측이 몰리면 선택의 폭이 넓어져 공모자금의 쏠림현상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공모자금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성장성 높은 기업에만 투자자금이 몰려 공모 철회 기업이 양산되는 것이다.

앞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새로 입성하는 기업이 100개가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2일 현재 신규 상장한 기업은 코스피 5곳, 코스닥 54곳에 불과하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IPO 시장이 불황을 겪자 업계에서는 증시불황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상장 기업 수를 늘리려다보니 오히려 이와 같은 부작용이 속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 정부가 상장기업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상장해야 한다"며 "상장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 부실기업을 상장한다면 향후 상장 폐지가 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우량기업을 상장해 시장 건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허재영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