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국, 브렉시트 협상 마무리...이르면 이달 서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5 09:10

합의문 서명 절차 사실상 착수...내년 3월 29일까지 비준
영국 "브렉시트 합의 지지"...EU "결정적 진전" 평가

▲(사진=AP/연합)



유럽연합(EU)와 영국이 1년 5개월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마무리 짓고 합의문 서명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합의문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는 한시적으로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영국과 EU 모두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영국 내 상당수 관료가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합의안이 의회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 내년 3월말부터 브렉시트 이행기간...영국 전역 EU 관세동맹 잔류

유럽연합(EU)과 영국은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마무리 짓고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서명을 위한 절차에 사실상 착수했다.

이날 양측이 발간한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은 총 585페이지 분량이다. EU와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미래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내각회의를 열고 마라톤 회의 끝에 EU와의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을 지지하기로 했다.
 
EU 측도 영국 정부가 합의문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브렉시트 협상에서 결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협상 마무리를 위한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EU는 이르면 오는 25일께 임시 EU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EU와 영국은 이르면 이달 내에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룬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서명하고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미래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 23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년 5개월(29개월),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17개월) 만이다. 양측은 다음달부터 양측 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비준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 역사상 처음으로 탈퇴를 통보한 영국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내년 3월 29일이면 EU를 자동으로 탈퇴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이 비준돼야 질서있는 탈퇴가 가능해진다.
 
반면에 EU와 영국 양측이 그때까지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한 비준절차를 마치지 못할 경우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상황'을 맞게 돼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따르면 영국은 회원국 시절 약속한 재정기여금 400억~450억 유로(52조~58조5000억원)를 수년에 걸쳐 EU에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또 양측은 내년 3월 30일부터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브렉시트 이행(전환)기간으로 정해 이 기간에 영국은 현행대로 EU의 제도와 규정이 그대로 적용받지만 EU의 의사결정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는 '하드 보더'(국경 통과시 통행과 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양측은  2020년 7월에 이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 메이 총리 "협상할 수 있었던 최선의 안"...EU "결정적 진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사진=AP/연합)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해 "영국 관료들이 EU와 수천 시간의 어려운 협상을 진행하고, 자신과 각료들이 EU 측 협상 파트너와의 수많은 만남을 통해 얻어낸 결과"라며 "협상할 수 있었던 최선의 안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영국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성명에서 내각이 이번 합의를 지지하기로 '공동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상당수 각료가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EU 잔류를 주장하는 야당인 노동당 역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어 합의안이 의회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합의안 비준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조기총선이나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를 대표해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이날 영국 내각이 합의문을 지지하기로 한 뒤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간에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양측의 협상팀은 그들의 책임을 다했고, 영국 정부도 오늘 저녁 그들의 책임을 받아들였다"면서 "이제 양측에 있는 모든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양측 의회에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EU 관리들은 이르면 오는 25일께 임시 EU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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