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미는 시진핑, 경계하는 트럼프...무역분쟁 타결 가능성은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6 14:38

두 정상 통화 이후 무역협상 속도...中, 합의안 제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 "타협안 기대치 못미쳐..회의적"
G20 정상회의 때 실질적 합의 가능성 의구심 목소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회담을 앞두고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이 제시한 타협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이 올해 여름 무역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타협안을 제시하며 갈등 해소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미국 측은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며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미국-중국, 무역협상 '급물살'...합의안 제시-고위층 접촉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양측 모두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양 측은 고위층 간 접촉을 재개했고, 실무 수준에서도 긴밀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무역 관계는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싸우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하게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양국 기업들이 안정적인 무역 환경을 되찾게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은 미국의 무역 변화 요구에 대한 서면 답변을 미국 측에 전달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타협안은 총 142개 항목을 아우르고 있으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양보안을 미국에 전달한 것은 올해 여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2500억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다양한 양국 간 교역조건의 변화를 요구했으며 중국은 보복 관세로 응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와 산업 보조금, 미국 기업들에 대한 진입 장벽,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등에 관해 중국을 비난해 왔다. 


◇ 미국, '무역전쟁 합의' 경계론..."타협안 기대치에 못미쳐"

이처럼 중국이 최근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 합의를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하는 가운데 미국은 여전히 타결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서면으로 무엇인가를 제안했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면서도 "이번 제안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막을 정도로 충분한 제안인지를 평가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무역갈등의 중대한 돌파구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경계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 제안한 내용 대부분이 '외국인 투자지분 완화'를 비롯해 앞서 약속한 조치들의 '재탕'인데다 '중국제조 2025' 같은 산업정책에 대한 약속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이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회동할 때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질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이란 등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상대방의 요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하게 일정을 미루거나 더 강한 조치를 취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실제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에서 열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터미널 개장 행사에서 블룸버그와 만나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잘해야 추가 논의를 위한 틀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우리에게 분명히 1월까지 완전한 공식 합의는 없다"며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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