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씨 1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전해철과 자유한국당 손잡았다" 등 허위사실 유포
동일인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우연...결정적 증거 다수 확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이달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수사기관은 혜경궁 김씨 계정 소유주가 김혜경씨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사진=연합) |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최종 확인됐다.
그간 김씨는 물론 이 지사도 혜경궁 김씨에 대한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만큼 이번 수사결과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 지사의 정치 생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했다.
경찰은 19일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검찰이 기소의견 송치를 지휘한 경찰 수사결과와 시민 고발인단으로부터 취합한 사건 내용을 종합해 보면, 김씨는 올해 4월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하면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트위터에는 지난 4월 당시 전 전 예비후보를 향해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는 글이 올라왔다.
과거에는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등의 글도 게시됐다.
김씨는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김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이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이 지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인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누군지 찾기 위해 그간 트위터에 올라온 4만여건의 글을 전수 분석해 소유주의 정보를 파악했다. 이중 이 트위터에 글이나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했다.
검찰과 경찰은 증거물이 너무 많아 혜경궁 김씨와 김씨가 동일인이 아닌 상황에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는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이다.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린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또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직접 나서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먼저 올린 사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은 2016년 7월 중순까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작성됐다가 이후 아이폰에서 작성됐는데, 이는 김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과도 일치한다.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해 잠정 결론이 난 것은 올해 4월 8일 전 의원이 자신과 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하면서 시작된지 7개월여 만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