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달 말 정상회담 앞두고 '네탓 공방'...APEC 성명불발 맹비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20 13:45

25년 만에 처음으로 APEC 공동성명 채택 무산
美국무부 중국 겨냥 "불공정 무역과 싸우는데 헌신"
中외교부 "미국이 갈등 만들고 회의 분위기 망쳐"
이달 말 트럼프-시진핑 회담 앞두고 관계 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미국과 중국이 지난 18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것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회담을 앞둔 가운데 두 나라 간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美국무부 "불공정 무역관행 싸우는데 동의"...中에 역공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APEC 성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언론성명을 내고 "미국은 역내 자유·공정 무역을 진흥하고 불공정 무역관행과 싸우는데 동의하면서 APEC 성명 초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전면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모든 국가들이 저마다의 수사(修辭)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할 수 없었던 것은 불행하다"고 지적했다.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성명 초안에 포함된 '불공정한 무역관행'이라는 문구에 강력히 반대했던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무부는 이어 "그럼에도 미국은 우방들과 함께 일하면서 디지털 무역과 서비스 무역 경쟁력, 구조개혁, 무역흑자, 여성의 경제참여를 포함한 우선순위 과제들을 진전시켰다"며 "이 같은 분야는 미래 성장의 핵심 추진체인 모든 APEC 회원국들에게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국무부는 "우리는 역내 어디에서건 불공정 무역과 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며 "APEC은 역내 프리미엄 경제포럼으로서 자율보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의 이상을 계속 진전시켜 운동장을 평평히 하고 모든 근로자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PEC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같은 성명은  전일 중국 외교부가 APEC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것을 미국에 책임을 돌리며 강하게 비난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공동성명 초안을 마련했으나,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관한 미중간 이견으로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이 성명 초안에 담긴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는 문구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했지만,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은 문구를 포함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APEC 성명채택 불발 직후 "미국이 분위기 망쳤다" 비난

성명 채택이 불발되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APEC 구성원들은 모두 평등하고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한다"며 "중국은 이번 회의에 성실하게 임했고 중국의 발언은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매우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면서 "미국 측의 발언은 이견을 불러일으키고, 갈등을 만들고, 평화로운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5.78포인트(1.56%) 하락한 25,017.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5.54포인트(1.66%) 내린 2,690.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9.40포인트(3.03%) 급락한 7,028.48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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