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2019년 국내외 채권시장 전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09 15:42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김상훈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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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분기 이후 국내외 채권시장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50달러/배럴 선까지 급락했고, 미국의 부동산을 비롯한 일부 경제지표가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말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와 관련해 한 달 만에 기조를 바꾸자, 시장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특히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면서 (2년, 3년물과 5년물은 이미 역전)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12월 FOMC 회의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 (Fed)은 경기안정과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만약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연준은 긍정적 경기 판단을 이어가되,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시장과의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해 인상을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장단기 금리차의 가파른 축소 흐름도 수급 쏠림에 의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탈 측면을 고려해볼 때 미국의 경기 침체를 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판단이다. 필자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유동성, 중립금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연준이 내년 1분기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고용시장의 구조적 수급 개선이 임금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다만, 선행지표와 임금을 위시한 후행지표의 대립, 잉여유동성의 마이너스 전환, 과거 실질금리의 중립금리 상회 사례 등을 감안해볼 때 내년 2분기에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준이 2분기의 추가 금리인상을 제한하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경기 확장 이연을 도모하려는 미국 입장에서는 내년 1분기 이후 인상 휴지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채권시장도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 동조 흐름을 보이면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세가 지속 중이다. 국내 경제는 내년에 GDP 산출 갭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의 차이)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 한국 시장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우위에 있을 것을 방증한다. 물론 GDP 산출 갭이 마이너스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도 금리를 인상한 경험은 과거에도 한 차례 존재하나, 이듬해 성장률이 호조를 보였다는 점이 올해와는 다른 부분이다. 이에 2019년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1.75%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내년 하반기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내년 국내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거나, 부동산 가격 급등, 미국의 공격적 인상 기조 유지라는 인상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화의 경우 과거에도 인상 마무리 국면과 쌍둥이 적자 (경상수지+재정수지) 확대 국면에서는 점진적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한미 금리 역전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된다면 원화 역시 당분간은 절하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최근 원/달러 스왑베이시스 마이너스 폭이 과거 외국인의 원화채 매도 시점 레벨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1분기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종합해볼 때 2019년 글로벌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연말에 급격하게 수요가 몰려 금리 레벨이 낮아진 만큼, 연초 이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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