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2018년 10대 자연재해 손실액 수백억 달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30 11:24

"가뭄·홍수·화재·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한 것"

제비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남서부 지역을 상륙한 4일 고치(高知)현 아키(安藝)시의 항구 앞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솟구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올 한 해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10건의 재해로 인해 수백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 37개국에서 활동 중인 영국의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비용 추산: 기후변화의 한 해, Counting The Cost: A Year of Climate Breakdown’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가뭄과 홍수, 화재, 폭염과 태풍 등 올해 가장 심각했던 자연재해 10건으로 인한 손실액이 각 10억 달러 이상이며 이 중 4건은 각각 7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가 심각한 자연재해와 관련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상이변의 빈도를 높이거나 위력을 더 강하게 하는데 올해 미국에서 발생했던 허리케인 플로렌스나 유럽과 일본 등지의 여름 폭염이 이에 해당한다. 높은 기온과 강수량 감소는 화재 가능성을 높였다. 따뜻한 수온은 강력한 열대성 폭풍우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취약 계층 인적 피해가 물적 피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나아가 가뭄과 기상이변, 해수면 상승(해수 유입) 등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는 재해의 경우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수백만 명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된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손실을 입힌 재난은 미국과 중앙아메리카 일부, 카리브해를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와 마이클이었다. 플로렌스는 170억 달러, 마이클은 150억 달러의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아르헨티나는 가뭄으로 콩과 옥수수 수확이 대폭 줄어들었다. 피해 비용이 60억 달러에 이르러 아르헨티나의 경기 침체에 일조했다. 인도 케랄라주에서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500여 명 사망자와 백만 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여름 홍수로 최소 230명이 사망했고 70억 달러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기록적 더위와 25년 만에 찾아온 강력한 태풍 제비도 큰 피해를 입혔다. 필리핀과 중국을 강타한 태풍 망쿳으로 133명이 목숨을 잃고 1만 여채 가옥이 파손됐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 주 동안 ‘데이제로(Day Zero)’가 시행됐다. 데이제로를 통해 당국은 도시 75%에 수도 공급을 차단했다. 시민들은 군인이 경호하는 용수 공급소에서 하루에 25리터의 물만 보급받았다. 지난 11월에 발생한 대형산불 캠프파이어(Camp Fire)를 포함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극심한 산불로 최소 85명이 사망했다.

마이클 만(Michael Mann) 펜실베니아 주립대 대기과학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이제 명백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목격한 이례적인 홍수와 가뭄, 혹서와 산불, 강력한 폭풍우 등이 바로 기후변화의 실체이다.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천에이드의 캣 크레이머(Kat Kramer)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가 너무나 심각해서 이야기하기를 꺼리고 미래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현재 우리 삶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상 이변에 있어서 가장 큰 아이러니는 책임이 가장 적은 세계 빈곤층이 최전선에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한 해 동안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은 1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상 네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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