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휘발유 1300원대·경유 1200원대 9주 연속 하락
LPG도 1월 공급가 kg당 무려 110원 하락 서울지역 리터당 800원대 초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새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
2019 기해년이 시작됐지만 암울한 경제전망들이 쏟아지며 우울하기만 하다. 그나마 9주 연속 기름값이 하락하면서 리터당 1100원대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등장했고, 서울 지역의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리터당 700원대 후반에서 800원대 초반에 접어들어 많은 운송업자들과 직장인들의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2%대 중반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을 대체로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세가 반 토막 나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둔화하고, 건설투자도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명대 초반에 그쳐 지난해와 비슷한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해 해결되지 않은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의 긴축기조 와중에 사상 최대 수준으로 쌓인 글로벌 부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던 미국 기술기업들의 부진 조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유럽 불안 등으로 불안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은 이미 미국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각각 2.5∼2.7%, 6.2∼6.3%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 성장률은 내년 중반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울한 경제전망 속에 기름값 하락은 차량 소유자들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평균 22.2원 내린 1375.2원으로 집계됐다.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최근 9주 동안 314.9원이나 하락하면서 2016년 5월 첫째주(1366.9원) 이후 약 2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는 한주만에 21.4원 하락한 1272.6원으로, 2017년 9월 둘째주(1266.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에서 제외된 실내용 경유도 10.7원이나 내린 956.9원으로 7주째 하강곡선이 이어졌다. 지난해 9월 둘째주(954.7원) 이후 최저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평균 19.4원 하락한 1493.9원으로, 2016년 5월 셋째주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에 진입했다. 다만 전국 평균보다는 118.7원 높았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는 평균 25.2원 내린 1331.1원이었다. 충북 음성군의 한 알뜰주유소는 지난 4일 기준으로 리터당 1195.0원에 보통 휘발유를 판매해 전국 최저가 기록을 세웠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소와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등으로 올랐으나 위험자산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상승폭은 제한됐다"면서 "국내 제품 가격은 기존의 국제유가 하락분 반영과 유류세 인하 효과로 인해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LPG 공급가격도 일제히 인하됐다. E1과 SK가스는 국제 LPG 가격 및 환율 등을 종합 고려해 1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각각 110원/kg씩 인하했다. E1의 경우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982.8원에서 872.8원으로, 산업용은 989.4원에서 879.4원으로 인하했다. 부탄은 kg당 1323.13원에서 1213.13원으로, 리터로 환산하면 772.71원에서 708.47원으로 조정했다. SK가스 역시 프로판 가정상업용은 872.4원/kg, 프로판 산업용은 879.0원/kg, 부탄은 1212.13원/kg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