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첨단 제품으로 변화·친환경 제품 개발·보호무역 선제적 대응 등 제시
▲문동준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이 8일 열린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최근 3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부터 북미 대규모 천연가스 기반 설비 신규 가동에 따른 글로벌 공급 확대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의 수요 감소 등으로 다운사이클(불황)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한국석유화학협회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문동준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 BU장의 뒤를 이어 올해 1월 석유화학협회장으로 취임한 문동준 협회장은 8일 열린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어려운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수출 501억 달러를 달성하며 우리나라가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하지만 올해에는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글로벌 공급 과잉, 국내 전방산업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협회장은 구체적으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범용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 첨단화학으로 전환이 필요하고,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친환경 제품 개발과 순환자원으로써의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안전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투자를 통해 대기질 개선에 동참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비해서는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고 각 국의 반덤핑에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는 대내외 불안 요건을 극복하고 석유화학 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발표한 ‘제조업 혁신전략’의 이행에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예정된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할 것"이라면서 "석유화학 업계도 유가 변동성에 취약한 국내 납사(NCC) 위주의 생태계 구조에서 벗어나 원료 다변화를 꾀하고, 수소경제시대에 대비한 부생수소 투자확대와 수익창출 방안을 모색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석유화학업계 CEO들. 왼쪽부터 김재율 여천NCC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화학BU장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이사회 의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동준 금호피앤비화학 대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
한편 문 협회장이 석유화학협회를 맡게 된 데는 우여곡절이 있다. 석유화학협회는 2017년 12월 회장직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회장사 4사(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CEO가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 순번제를 도입했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 BU장의 협회장 임기는 올해 3월까지였으나 지난해 12월 롯데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화학 BU장 자리를 떠나면서 회장사 순번에 따라 한화케미칼 김창범 부회장이 협회장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이를 고사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을 추천했고, 박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문동준 대표를 천거해 문 대표가 제20대 협회장을 맡게 됐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문 대표의 회장 선임 과정과 관련해 "회장사 4사에 금호석유화학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예외 조항을 통해 다른 기업의 CEO도 회장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협회장은 1979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재무·기획·영업을 담당하고, 2010년 금호미쓰이화학 임원을 거쳐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 취임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한국석유화학산업에 몸 담아온 산증인이다. 협회장 임기는 올해 1월부터 2021년 2월 정기총회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