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상품 팔때만 친절하다…사고책임은 안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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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위원회.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소비자들은 금융회사들이 상품을 팔 때만 친절할 뿐 판매 후에는 사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 금융당국 역할이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금융회사를 강력히 제재해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금융소비자 보호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금융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2194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조사 성격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민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금융회사 행태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상품을 팔 때 ‘직원들 태도가 친절하다’는 응답은 79.1%, ‘고객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제시한다’는 답변은 51%로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상품판매 후에 고객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73.9%, ‘사고나 피해 발생 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73.2%나 됐다. 상품만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금융회사 광고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했다는 응답은 60.7%, 금융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면서 불만족·불합리한 처우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경험은 30.4%에 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두고 "불합리한 처우가 발생하면 민원보다는 거래 중단이나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민원수보다 내재된 불만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상품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 ‘알기 쉬운 약관·상품설명서’(66.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금융소비자단체는 금융사와 분쟁 해결을 지원하고(49.5%) 금융회사를 견제해야 한다(48.7%)는 견해가 많았다.  

금융당국의 역할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 43.9%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금융당국 노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보호 인프라, 소비자 본인 중 소비자 보호를 위해 누구 역할이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43.5%가 ‘금융당국’을 지목했다. 정부가 힘써야 할 업무에 ‘강력한 제재’라고 답한 비율은 37.4%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관과 광고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가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판매절차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소비자 친화적인 내부통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 보호가 미흡할 경우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중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종합방안을 만들고 금융교육 기본계획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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