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4년만에 다시 부활…금융판도 확 바꾼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1 20:34
-인수·합병 본격화로 비은행부문 강화
-14일 공식 출범식 열고 ‘5대 지주체제’ 영토재편

손태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제공=우리은행)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였던 우리은행이 4년여 만에 다시 부활했다. 우리은행이 11일 우리금융지주로 공식 전환하면서 5대 금융지주 체제로 금융지형이 재편됐다. 현재 우리은행은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 뒤를 이를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향후 인수·합병(M&A)까지 본격화한다면 금융사 판도가 뒤바뀔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11일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주식 교환·이전을 마무리하고 우리금융지주로 공식 전환했다. 주식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공식 출범으로 금융영토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5강 체제로 다시 재편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서 2001년 국내 첫 지주사로 공식 출범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등을 비롯해 우리파이낸셜, 우리자산운용, 우리투자증권 등을 자회사로 두면서 자산 규모를 확대했다. 이후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등의 목적으로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2014년 은행 체제로 돌아갔다.

현재 주요은행 중 유일하게 은행 체제로 있던 만큼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국내 은행 영업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해외 진출 등을 위해 비은행 부문과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어 시너지를 위해서도 지주사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KEB하나금융지주보다 순이익이 앞서고 있는 데다, KB국민은행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며 영토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어 M&A 이후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금융지주 전환 후 자본여력이다.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이 절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주사로서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금융사 M&A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당장 M&A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현재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방법을 지주사 전환 후에는 표준등급법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해 자본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기 위해 금융당국 승인을 받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금융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사실상 어렵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회사, 우리카드 해외 자회사인 증손회사 1개를 보유한다. 증권사나 보험사 등 수익확보에 중요한 대형 금융사는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에 따라 손자회사로 있는 우리카드 등을 자회사화하고 부동산신탁, 캐피탈 등 규모가 작은 금융사들부터 M&A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당분간 대형 M&A가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물밑 작업 또한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M&A를 확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가 자본 여력 등의 문제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며 "좋은 M&A 매물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M&A시장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자극은 충분히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는 은행권 상황이 좋지 않을 전망이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겸 우리은행장이 지주사 체제를 안정화하고 우리은행이 그동안의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 중요하다. 손 회장은 오는 14일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주 회장으로서의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힌다. 손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이 의결된 뒤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에는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하겠다"며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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