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소문만 무성한 5G, 직접 체험해보니…"실감나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6 16:30

KT, 15일부터 내달 2일까지 광화문, 강남서 5G 체험버스 운영 중

▲ 서울 광화문 일대에 설치된 5G 기지국. (사진제공=KT)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상용화 했다는데 정작 일반인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상용화된 5G 서비스가 기업들을 대상으로한 B2B 서비스라서다. 업계는 일반 고객들이 5G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는 3월 이후 본격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KT는 5G를 궁금해하는 일반고객들을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15일부터 서울 광화문과 강남 일대에서 진행 중인 5G 체험버스 이벤트다. 관련업계에서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5G 상용 서비스를 공개하는 건 KT가 최초다.

16일 정오 무렵,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KT의 5G 체험버스에 타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문 불여일견(百聞 不如一見)’. 백 번 읊는 것보다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이 낫다는 이 말을 뼈져리게 느꼈다.

▲KT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광화문과 강남에서 5G 체험버스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제공=KT)


◇ 버스 안에서 VR기기 썼더니 ‘최애’ 아이돌이 내 눈앞에

차량 내부는 흡사 공상과학(SF)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spaceship)을 방불케 했다. 창문이 있을 자리에는 반투명 ‘미디어스크린’이 설치돼 쉴새 없이 영상이 플레이됐고, 각 좌석마다 독립형 VR 기기와 스마트폰 단말이 비치돼 있었다. KT에 따르면, 해당 버스에는 5G 모바일 핫스팟(MHS, Mobile Hot Spot)이 탑재돼 있다. 이 핫스팟은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에 구축된 5G 기지국에서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WiFi)로 변환하는 기능을 한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5G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원리다.

▲서울 광화문 일대를 달리고 있는 KT의 5G 체험 버스. (사진제공=KT)



버스가 출발한 뒤 KT기가라이브 VR 기기를 착용했다. 일반적으로 VR 영상은 시간당 데이터 트래픽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서비스로 일컬어진다. '쌩쌩' 달리는 차안에서 고용량·고화질의 VR 영상을 지연 없이 플레이한다는 것은 LTE 환경 하에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꿀 일이다. 

KT기가라이브 TV에서 제공하는 영화·예능·스포츠 등 여러 콘텐츠 중 걸 그룹 프로미스나인이 출연하는 아이돌 VR 대기실 현장 영상을 플레이했다. 9명의 멤버들은 길다란 탁자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좌측에 앉아있던 멤버의 얼굴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우측에 앉아있는 멤버의 표정이 생생하게 보였다. ‘최애’ 아이돌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사진제공=KT)


◇ 스트리밍으로 용량 걱정 없어진 게임, 폭발적으로 성장할 듯


이날 버스 안에서는 VR 게임인 ‘러브 레볼루션’ 즐기는 시간도 마련됐다. 해당 게임은 미소녀 캐릭터와 데이트를 하며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연애시뮬레이션 장르로, VR콘텐츠 개발사인 오아시스VR이 만들었다. 실제 모델이 캐릭터로 등장해 사용자와 호감도를 쌓아나가며, 게임 속 영상은 VR 카메라로 직접 촬영됐다.

이날 KT 측은 5G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화질의 VR영상을 담은 고용량의 게임도 단말을 통해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VR 게임 콘텐츠를 모두 내려받기 위해서는 통상 100GB 이상의 저장공간이 필요하지만, 5G 환경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라며 "실시간으로 고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파일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 스트리밍 만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버스 안에 비치된 스마트폰 단말 안에 설치된 ‘러브 레볼루션’의 파일 용량을 직접 확인해 보니 223MB에 불과했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VR영상을 비롯한 더 많은 스트리밍 게임 콘텐츠를 기가라이브TV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체험버스가 출발지인 광화문에 도착할 무렵 VR 기기를 벗자 버스 앞쪽에 낯익은 얼굴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방금 전까지 ‘러브 레볼루션’ 게임 안에서 함께 데이트를 즐긴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었다.

어쩌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5G 기술로 이제 곧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정희순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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