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수명다한 태양광 패널 쏟아지는데...'해법은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7 14:00

재활용·재처리 시설 만들어야

-국내서 2000년대 초부터 태양광패널 상용화...15~20년 수명

-2020년부터 버려지는 태양광패널 급증, 재활용·재처리 정책 없어

-"현재 국내 태양광패널 재활용시설 단 1곳...시설확충, 폐기·사후관리 위한 제도 마련 시급"


clip20190117091549

▲폐기된 태양광패널. [사진제공=PV CYCLE]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2년 이내에 버려지는 태양광패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명이 다한 태양광패널을 처리하거나 재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태양광패널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시설확충과 함께 업체에도 태양광패널 수거에 대한 책임을 일정부분 부가하는 등 관련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패널의 수명은 15~20년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태양광패널이 상용화돼 폐기처분해야 하는 물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를 보면 태양광발전설비는 2006년 36메가와트(MW)에서 2016년에는 4502MW로 125배 증가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20년 95.1~233톤, 2030년 1868톤, 2040년에는 7만~8만여톤의 태양광패널이 버려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택 등 가정에 설치되는 미니 태양광발전소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수명이 다한 패널을 처리하는 방법을 몰라 흉물로 남는 경우도 있다.

태양광발전설비를 구성하는 기자재는 대부분 재활용가능한 소재로 이뤄져 있다. 특히 패널의 경우 국내에서 보급되는 실리콘타입의 태양전지모듈의 주재료는 유리가 80%, 알루미늄, 플라스틱, 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접속반, 인버터 등도 금속과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대부분의 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한데 재활용 시설은 충북 진천에 마련된 재활용센터가 지금으로서는 전부다. 이마저도 운영시작 시기는 2021년으로 예정돼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안에 추가로 음성군에 재활용센터를 건립해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본격적으로 태양광패널을 회수해 재활용을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여건이다.

또한 은과 알루미늄 외에 80%를 구성하는 유리 등 대부분 물질을 재처리하거나 재사용하는 시스템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차원의 재활용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환경부가 태양광 폐패널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으로 포함하고 포장재·제품 생산업체에 자사 제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재활용할 의무를 2021년부터 부여할 계획이었는데 이마저도 무산됐다. 가산금액 산정 등의 부분에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 적용 시기는 2023년 이후로 미뤄졌다.

반면 유럽의 경우 태양광 관련 협단체 차원에서 재활용센터를 만들어 현재 70% 이상을 분리해 재처리한 상태로 재사용을 하고 있다. 독일 91개를 비롯해 △이탈리아 66개 △프랑스 40개 △벨기에 24개 등 총 269개의 태양광패널 회수시설이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도자기 유리그릇 등 90% 정도를 재활용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패널을 재활용해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며 "조만간 폐기되는 물량이 급증할 것이 분명한데 아직 정부의 방침이나 시행규칙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처럼 민간기업이나 협단체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수거사업이나 재활용사업에 참여해 태양광패널 재활용을 또 다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