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배당금 겨우 3600원...'고배당주 S-Oil' 굴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7 17:04

올해 5조짜리 NCC 증설 검토 '신용등급 관리' 비상
현금흐름 양호 유지 위해 배당축소 불가피

▲S-OIL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상장사 가운데 대표 고배당주로 꼽히던 S-Oil(에쓰오일)이 실적 부진에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배당매력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적 악화에 대규모 설비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질 경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S-Oil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배당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S-Oil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2일 13만6000원에서 이달 17일 현재 9만8000원으로 27%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한데다 4분기 복합정제마진도 배럴당 4.9달러로 전분기 대비 4.1달러나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동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의 경우 정제마진 급락으로 인해 이익 기여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S-Oil은 작년 4분기 최소 800억원대에서 최대 1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S-Oil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7년 1조3733억원에서 지난해 최대 8530억원 수준으로 37%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하락이나 실적 부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용등급이다. 현재 S-Oil은 울산지역에 5조원 규모의 NCC 설비 증설과 관련해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작년 3분기까지 순차입금 규모가 4조8000억원으로 2017년(2조6000억원) 대비 급증한 가운데 연간 1조원 단위의 투자를 단행할 경우 전체 재무부담도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신용등급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화되거나 신용등급이 한 단계라도 하락할 경우 원유수입대금에 따른 유산스(외화단기차입금)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수백억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에 정유사들은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를 줄이거나 배당을 축소하며 현금흐름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S-Oil이 올해 NCC 설비투자를 결정할 경우 추가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 배당금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Oil은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2016년 6200원, 2017년 59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것이 2018년부터는 3000~4000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S&P가 부여한 S-Oil의 장기채 등급은 BBB(0)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실적 악화로 인해 2018년 총 배당금은 중간 600원, 기말 3000원 등 총 3600원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S-Oil은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2016년 6200원, 2017년 59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회사인 아람코가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S-Oil이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연간 실적은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까지 결정하면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받을 것이다"라며 "결국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 배당금을 낮추게 되면 주가 상승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국내 정유사들의 재무구조가 수년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워은 "4분기는 유가 하락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고, 대규모 투자로 순차입금이 늘었다고 해서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Oil 측은 "과거 사례만 봐도 분기 적자가 특이한 사례가 아니다"며 "아직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어떤 영향이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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