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인사갈등 봉합…윤석헌 원장 리더십 중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0 13:06
윤석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제공=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으나 뒤숭숭한 분위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취임 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보험담당 부원장보에 이성재 전 여신금융검사국장을, 은행담당 부원장보에 김동성 전 기획조정국장을 임명했다. 공시·조사 담당 부원장보에는 장준경 전 인적자원개발실정을 앉혔다. 이 부원장보는 금감원 전신 중 하나인 옛 한국은행 은행감독원 출신이며, 김동성 부원장보는 옛 보험감독원 출신이다. 장준경 부원장보는 금감원 전신 중 하나인 옛 증권감독원 출신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사가 마무리됐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금감원이 몇 년 새 겪은 ‘내우외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흥식 전 원장의 다소 무리했던 부원장보 전원 교체 후 낙마를 했고, 이어 김기식 전 원장이 또 한 차례 낙마한 후 윤 원장은 1년도 안 돼 3번째 수장을 맡게 됐다. 그만큼 임원인사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평가가 다수다.

특히 은행, 증권, 보험으로 나뉜 금감원 권역 논리에 인사 충돌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옛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을 주축으로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이 합쳐져 1999년 출범했다. 통합감독기구가 출범한 지 올해 20년째를 맞았지만 권역별 알력은 그대로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 출신들이 주도권을 가지며 임원인사에서 늘 점유율 절반에 육박하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감원 출신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보감원 출신은 한은 출신에 치이기 일쑤다.

최근 임원인사에서는 보감원 출신 설인배 보험담당 부원장보가 일괄사표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 출신 이성재 부원장보가 후임으로 임명됐으나, 설 부원장보는 사실상 보직해임을 감수하면서 윤 원장에 저항하고 있다.

윤 원장은 은행과 보험담당 임원을 교차 임명하는 방식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보감원 등 다른 권역 출신을 은행담당 부원장보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인사가 순탄치 않게 흘러가면서 윤 원장은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인사 내홍이 3주일 넘게 이어졌고, 금감원 은행 출신과 보험 출신 간 비방전이 벌어지며 ‘업계와 유착됐다’는 프레임도 씌워졌다. 

윤 원장은 다음달 13일까지 팀장급 이하 실무진 인사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인사 문제와 조직 내 갈등 구도는 거칠게나마 봉합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금감원 공공지관 재정 심사를 앞두고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만큼 윤 원장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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