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화력발전소, 최첨단 설비 갖췄다더니 화재 잇따라 발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1 15:51

휘발성 많은 저열량탄 사용탓 주장

▲남부발전 삼척발전본부 조감도 [사진제공=남부발전]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건설된 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최첨단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그 배경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 위해 신규 석탄발전소 진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가운데, 과거 정부에서 허가 받은 9기 중 7기는 법적 문제와 지역상황, 고용문제 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최고수준 환경관리를 전제로 건설 중이다. 최첨단, 친환경 설비라면서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부발전에서 4조원을 들여 만든 강원도 삼척화력발전소에서 화재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017년 4월29일 강원도 삼척그린파워 발전소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발전소 가동이 10일 이상 중단됐다고 지난 20일 MBC가 보도했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근무자는 "3번 정도 폭발했다. 119나 직원들이 전혀 접근을 못했고 2차 진압은 거의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보다 보름 전에도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불이 났다. 이 두 번의 화재로 발전소는 열흘 이상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고 복구비만 38억원이 들었다.

2016년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삼척그린파워 발전소는 발전량이 2000㎿, 원자력발전소 2기에 맞먹는 생산량을 자랑하는 거대 규모 최첨단 석탄 화력발전소이다. 66만 가구가 한꺼번에 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발전소이다. 국내 최초로 저탄장 옥내화, 발전폐수 무방류 시스템, 석탄재 재활용, 세계 최초 순환유동층(CFBC) 보일러 도입 등을 갖춘 최첨단 친환경 발전소로 알려져 있다.

이 첨단 발전소에서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운전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른바 저열량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저열량탄은 열량은 낮은데 휘발 성분이 많아 자연 발화가 더 잘 일어난다. 남부발전 직원은 "원체 저질탄이 들어오다 보니까 자연 발화가 굉장히 심하다. 알아서 막 바스러지기도 하면서 분진이 발생한다. 작은 불씨만 생기면 폭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발전소 측은 화재가 일어난 게 4번뿐이라고 밝혔는데 현장 직원들은 커다란 화재가 최소한 30번 이상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보일러와 터빈 등 발전 핵심 설비의 잦은 고장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일러 등에서 20번 이상 고장이 나면서 가동 기간 2년 동안 발전에 차질이 빚어진 일수만 118일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삼척화력발전소 화재 발생이 꼭 저열량탄 사용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낙탄이나 컨베이어벨트를 지나가는 마찰열 등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저열량탄의 휘발성이 높다는 것과 발화점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발전소 측이 집계한 화재 발생 횟수와 근로자 증언에 차이가 나는 것과 관련해 "발전소 차원 보고 기준이 있다. 소방서에서 출동하고 재산적 피해, 인명피해 등이 있으면 보고하게끔 돼 있다. 내부진압되거나 자연발화된 건은 보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발전소 측이 집계한 4건의 화재는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고 소방서가 출동했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권세진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