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미중 연쇄회담으로 ‘판’ 커질까...베트남에 쏠린 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06 20:05

트럼프, 국정연설 전후 북미-미중 회담 동시 예고
‘베트남, 27~28일’ 일정-장소 같거나 연계 가능성

▲베트남 호치민 시내 모습(사진=나유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같은 날 무역협상 최종 담판을 위한 미중정상회담도 함께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미국 동부시간) 새해 국정연설을 전후해 2차 북미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동시에 ‘예고’하고 나섰다.

우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核)담판 2.0’를 모색할 2차 정상회담이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한다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발표했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예고는 국정연설에 앞서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달 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며 3월1일 무역협상 시한 만료에 앞서 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주목할 점은 주(主)의제를 달리하는 두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같거나 연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관련국인 북미중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공통 이해와 외교적 셈법에 따라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과 개최 국가를 발표하면서 구체적 도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다낭 개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미중 정상회담은 아직 얼개가 나오지 않았으나,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27∼28일에 맞춰 다낭 또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유력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두 회담이 모두 27∼28일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맞다면 두 정상회담이 같은 ‘시간표’에 같은 ‘무대’에서 열린다는 의미여서 그 외교적 의미와 상징성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이들 가들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일종의 ‘후원자’ 격으로 볼 수 있는 중국의 협력을 긴요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예고된 상황에서 베이징을 방문한 것도 결국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담판을 통해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를 얻어낸 다음 이를 곧바로 시 주석과 공유함으로써 합의의 ‘구속력’과 이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무역전쟁과는 별개로 북핵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협력한다는 G2(주요 2개국) 차원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끌어내는데 있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쌍궤병행’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의 ‘뒷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 소외론을 딛고 이른바 ‘역할론’을 확실히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북미 사이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놓고 ‘중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앞으로 중국의 외교적 운신에도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올 상반기가 동북아외교의 큰 판이 짜이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정상간에 ‘빅딜’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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