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당인리발전소 건설현장] 10월 '에너지+문화' 공간 변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19 17:19

▲중부발전 서울건설본부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서울시 마포구 당인동 한강변에 있는 ‘서울화력발전소’는 새로운 사무동 건설에 한창이다. 서울화력발전소는 2년여 전에 전기 생산을 모두 중단한 채 발전설비를 지하에 넣고 그 위에 10층짜리 사무동을 건설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한 지난 18일 3시. 희뿌연 하늘 위로 굴뚝 2개가 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서울건설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용산구 동부 이촌동 등 주변 지역에서 열 공급을 부탁해 열생산 시설만 보수해 겨울에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서 열을 생산해 바로 옆에 있는 지역난방공사에 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라며 "올 3월부터는 이것도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현장은 4∼5m 높이의 외벽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당인리 발전소가 에너지와 문화가 어우러진 시민공간으로 재탄생합니다’라는 팻말이 커다랗게 걸려있었다. 공사장 바깥까지 망치와 전기드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모자와 안전모를 쓰고 장화를 신은 인부들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사 부지가 넓은 탓에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직원들도 간혹 볼 수 있었다. 건설자재를 실은 트럭이 수시로 정문과 후문을 여러 차례 드나들었다.

"이번 사업을 통해 90년 역사를 가진 당인리 발전소가 지하발전소로 재탄생하고, 지상부는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공원과 문화창작 공간으로 조성된다"며 "이 공사가 완료되면 발전소는 800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하고 10만 세대에 539기가칼로리(Gcal) 열공급을 할 수 있다. 지상부 전체부지 면적 71%(8만4000㎡)가 공원으로 개방된다. 오래된 서울화력발전소 4·5호기는 전시와 공연공간, 예술놀이터 등으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건설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공정률은 91%에 달한다.

중부발전 건설기획실에 따르면 최근 보도된 대로 설계업체 재공모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매몰비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건설기획실 유지영 실장은 "사무동을 새로 지을 때 외관이 위압적이라는 의견 등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검토하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 외관 디자인 변경과 공원 면적 확대 안 등을 담은 민간자문단 의견이 지난 8월에 나왔고 공모를 통해 업체를 선정해 설계비용이 7억원 정도 들었다"며 "설계업체가 제시한 공사비가 원안보다 200억원 가까이 비싸게 잡혀서 비용을 들여서라도 바꿔야 할 지 고민하다가 원안대로 공사를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실장은 "원래 올 6월이면 완성되는 상황이었는데 외관 설계 재검토 과정에서 중단된 작업이 있어 공사가 지연됐고 올 10월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공모를 시작하며 외관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외관 공사를 중단했고 이는 지난 1월 초에 재개됐다. 외관공사를 제외한 설비 공사 등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서울건설본부 관계자는 "건설본부는 공간배정이나 설계도 등과 관련해 본사 건설기획실에서 지시 받아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서 건설이 중단되고 재공모가 이뤄지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며 "민간전문가단이 꾸려지고 설계업체가 재공모된 사실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 사후에 어렴풋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더를 받아 진행하는 입장이라 변동사항이 있을 때 당황스럽기도 했다. 건설현장 입장에서는 원안대로 진행하는 게 가장 편하기 때문에 건설이 지연되는 데 불만이 있었는데 개입할 입장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주말도 없이 나와서 일하고 있으며 사고 우려 등으로 현장견학도 시키지 않는다.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었든지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약속대로 성공적으로 준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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