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진정하라...세계는 유가급등 용납 못해"
사우디 총력전에 올해 처음으로 제동...WTI 3%↓
▲(사진=트럼프 트위터 캡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총력전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이 영향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하루 만에 3%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서 "유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제발 진정하라"고 썼다.
이어 "세계는 유가 급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의 행동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11월 12일), "세계는 더 높은 유가를 보기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12월 5일)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OPEC의 원유 감산 조치에 대해 수차례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금리, 저유가, 약달러로 미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WTI 추이. |
그러나 올해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총력전에 힘입어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유가 인하 압박을 재개한 것으로 관측된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20% 넘게 급등했다. 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OPEC은 지난달 원유 생산량을 전월과 비교해 80만 배럴 가량 줄이면서 국제유가를 지지하는데 기여했다. 감산이행률은 86%였다. 이 중 사우디는 지난해 12월 40만 배럴, 1월 35만 배럴을 감산했다. 최근 감산량은 당초 합의한 물량보다 많은 수치다. 사우디는 오는 3월 원유 생산을 980만 배럴까지 줄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를 통해 4월에는 원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에 대해 압박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는 고개를 숙였다. 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78달러(3.1%) 하락한 55.4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2.36달러(3.52%) 내린 64.76달러에 마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미국의 파이프라인 증설로 원유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