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힘겨운 신창재 회장...6년만에 영업총괄 사장까지 선임 ‘위기극복 올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1 08:03

FI와의 풋옵션 해결 위해 윤열현 고육지책 임명...신 회장 ‘상장에만 집중’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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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왼쪽)과 윤열현 사장 (사진=교보생명)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윤열현 사장 선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교보생명이 사장을 선임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신 회장은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는데다 기업공개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윤 사장을 선임해 내부 안정화를 맡기고 자신은 FI와의 협상과 IPO(기업공개) 추진에 힘을 쏟으려는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7일 윤열현 상임고문을 보험총괄담당 사장으로 선임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3년 현 생명보험협회 회장인 신용길 전 사장 퇴임 이후 사장 직위의 임원이 없었다. 신 생보협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교보생명 사장을 지냈다.

윤 신임사장은 대외활동을 포함해 보험총괄담당 업무를 맡는다. 보험영업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윤 사장은 보험 영업현장과 기획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으로 교보생명 채널기획팀장, 유지서비스 담당임원, 마케팅담당, FP채널담당, 채널담당,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는 FI들의 풋옵션 행사로 위기에 봉착한 신 회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안살림은 윤 사장에게 맡기고 신 회장은 FI와의 협상과 IPO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경영권 방어는 물론 교보생명의 IPO 사실상 중단되기 때문이다.

약 24%의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한 FI들은 지난 11월 신 회장에게 보유지분을 주당 40만9000원에 사달라며 풋옵션을 행사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조원이 넘는다. 이어 신 회장이 주식을 되사주지 않으면 대한상사중재원에 손해배상 중재신청을 하겠다며 신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FI들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현 시세인 20만원 수준을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FI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동시에 2012년 풋옵션 조항을 넣은 주간계약(SHA) 원천무효소송도 검토 중이며, 행사가격을 평가한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보생명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PO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보생명의 기업가치가 중요한 상황에서 실적 부진은 달갑지 않다. 교보생명은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인한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가 맞물리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412억원으로 전년 대비 6.45% 감소했고, 이 기간동안 보험료수익도 4.4% 줄었다. 이에 실적 부진을 만회할 적임자로 윤 사장을 선택한 것이다. 윤 사장은 영업 등을 총괄하며 침체된 보험 영업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윤 사장은 보험영업부문 전문가로, 그동안 신 회장에게 집중된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임했다"며 "향후 마케팅 부문을 강화해 영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IPO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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