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은 보장성보험 강화로 CM채널 축소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확대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보험사들이 온라인채널(CM채널)을 강화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희비가 갈린다. 생보사의 경우 전년 대비 지난해 CM채널 확대폭이 더욱 늘어난 반면 손보사는 증가폭이 감소했다.
생보업계에서는 CM채널 보험표가 감소한 보험사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ABL생명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손보사에서는 장기보험을 확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CM채널 규모가 역주행했다.
11일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CM채널 행보가 엇갈리게 나타났다. 1∼11월 기간을 비교하면 2017년 국내 생보사 CM채널 초회보험료는 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으나, 지난해 CM채널 초회보험료는 122억원으로 전년보다 36% 더 확대됐다. 손보업계는 분위기가 다르다. 10대 손보사를 보면 2017년 CM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4087억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어난 반면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2조8237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보사의 경우 미니보험 등 온라인 상품 출시를 활발하게 하며 CM채널 보험료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49억원)을 비롯해 삼성생명(21억원), 동양생명(16억원), KB생명(8억원), 신한생명(2억원) 등이 초회보험료에서 전년보다 각각 50%, 20%, 115%, 6267%, 31% 등의 성장세를 보이며 CM채널 확대를 이끌었다.
10대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9개 손보사의 CM채널 원수보험료가 모두 늘었으나, 온라인채널에서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원수보험료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만에도 손보사들의 CM채널 성장세는 한화손보, 롯데손보, NH농협손보 등은 300%대, DB손보, 현대해상 등은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는 새로 CM채널을 개시한 MG손보(262%)와 높은 성장폭을 보인 농협손보(163%)를 제외한 7개 손보사가 1~2자리 수 증가폭을 보였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CM채널에서 주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상위 보험사에 집중돼 있는 데다, 보험판매가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어 CM채널 확대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생보업계 중에서는 CM채널을 중단한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생명)을 빼면 ABL생명이 전년 동기보다 72% 감소한 1억원의 초회보험료를 CM채널에서 거두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ABL생명의 경우 2016년 1~11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400만원에 불과했으나, 안방보험이 인수한 이듬해인 2017년 같은 기간 3억5000만원 수준으로 초회보험료를 확대하며 CM채널 확대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는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면서 CM채널 초회보험료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ABL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위주로 판매전략을 바꾸면서 보험당 초회보험료가 줄어 총 초회보험료는 감소했으나, 판매건수로 봤을 때는 전년보다 오히려 늘었다"며 "2017년 성장세가 가팔랐기 때문에 지난해 성장세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CM채널 원수보험료가 726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전년에는 50% 상승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자동차보험보다는 장기보험 비중을 높이고 있어 타사에 비해 온라인보험 의존도가 높지 않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11월 기준 2017년 총 원수보험료의 13%를 차지했으나, 지난해는 7216억원으로 11%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017년 78%에서 지난해 6조4455억원으로 총 원수보험료의 81%로 더욱 비중이 확대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장기보험을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온라인채널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온라인채널 성장 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CM채널 성장세가 양분되며 한차례 과도기를 겪고 있는 모습이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채널인 만큼 보험사들은 CM채널 확대에 계속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상품 포트폴리오 등에 따라 CM채널 성장세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젊은 층이 주 고객이 되는 시점에 반드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동안 어떻게 준비를 해 왔는지에 따라 나중에 판가름이 날 것이기 때문에 꼭 쥐고 있어야 하는 채널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