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SK가스는 국내 LPG 유통업체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LPG 가격 급등으로 실적이 부진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이익을 견고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LPG 차량을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하며 신규 수요 창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다만 규제완화에 따른 실질적인 실적 성장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1위 LPG 유통업체, 안정적인 이익구조…환율 및 LPG가격 변동에 영향
지난 1985년 설립된 SK가스는 LPG(액화석유가스) 수입과 저장, 판매하고 있다. LPG는 원유와 마찬가지로 산유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SK가스는 LPG 대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등 중동지역과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수입해 수요처인 정유사·석유화학업체·산업체·LPG 충전소 등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LPG 산업은 1964년 대한석유공사(SK에너지)가 울산정유공장을 가동한 것에서 출발해 1970년대 후반의 제2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에너지공급원을 다변화시키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공급 기업들이 재편됐다. LPG는 서민 대중연료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도입 초기부터 2000년까지 전기·수도·가스사업에 적용되는 공공요금 관리방식에 의해 정부 최고 판매가격 고시제도로 관리되기도 했다.
▲LPG 시장 점유율 현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2018.3분기 기준) |
작년 3분기 기준으로 SK가스의 LPG 시장 점유율은 45.4%로 판매량 기준 1위다. 공급처와 수요처를 연결시켜주고 일정 마진을 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안정적이지만, 환율과 LPG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
◇ LPG가격 급등으로 실적 부진 나타나…4분기 이익회복으로 안정적인 체력 확인
한편 SK가스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매출 1조8874억원, 영업이익 318억원, 순이익 4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부진을 만회하며 연간 1000억~13000억원 수준의 순이익 체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작년 유가상승과 중국의 중동산 구매증가 등으로 급등했던 프로판가격은 작년 11월 들어 전월 대비 약 20% 하락했다. 올해는 가격 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LPG 충전소 판매가격 추이 (자료=공공데이터포털) |
미국 천연가스 생산 증가와 유가의 레벨 다운으로 LPG 가격도 하향안정화가 예상된다. 이로인해 LPG 판매사업 역시 이익 정상화가 기대된다.
프로판가격 안정은 SK어드밴스드의 PHD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PHD는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프로필렌은 플라스틱제품, 자동차내장재, 합성섬유, 가전제품 등에 사용된다.
작년 3분기 프로판가격의 급등과 프로필렌 약세로 제품마진을 나타내는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SK어드밴스트의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부터 어드밴스드의 이익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LPG사업의 수직 계열화…LPG가격 하향안정화로 SK어드밴스드 실적도 기대
SK가스를 보는 투자포인트 또하나의 핵심은 자회사다.
SK가스는 핵심사업인 LPG 유통업을 기반으로 SK어드밴스드를 통해 ‘탱크터미널 사업’을 수직 계열화 하고 있다. SK가스가 LPG를 수입하면 SK어드밴스드가 이를 원재료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이어 지허브가 탱크터미널 사업을 통해 관계사인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관련 제품을 저장·보관하는 구조다.
SK가스의 실적기여도가 높은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와 사우디아라비아 APC, 쿠웨이트 국영석유기업 KPC의 3자 합작법인으로 LPG 기반 가스화학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이후 100%가 넘는 가동률을 보이며 SK가스의 지분법 이익 증감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자료=신영증권) |
신영증권에서는 SK가스가 에너지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LPG사업의 수직계열화 뿐만 아니라 2021년에는 고성그린파워의 석탄발전(2GW 규모) 완공, 2024년 당진에코파워 LNG·LPG발전(2GW) 완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LPG차량 규제완화 법안으로 신규 수요 기대…"가시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편 최근 증시참여자들이 SK가스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LPG 차량 규제완화 법안 때문이다.
지난 3월 13일 LPG차량규제완화법안(‘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택시, 장애인용, 렌터카 등에만 제한됐던 LPG 차량 허용 범위를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수송용 LPG수요는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는데 이번 법안 통과로 LPG수송차량의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SK가스와 E1 등의 국내 LPG유통업체들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한국투자증권) |
케이프투자증권은 영업환경이 안정적이지만 신규 성장 동력이 부족했던 LPG 유통업체들에게 이번 규제완화는 단기적으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동차 신규 구매와 LPG 차량 신모델 출시 등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수요가 본격적으로 창출되기까지는 2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