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5일 주주총회 개최…최정우 "대승적 차원에서 양해…경쟁력 저하 우려 충분히 이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15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의장으로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 주주가 안동일 전 포스코 제철소장이 경쟁사로 이직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현대차그룹은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철강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사 제철소 운영 경험이 있는 인사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요청을 양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철소 운영 노하우가 유출돼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를 충분히 인정한다"며 "주요 기술 정보 및 영업 비밀 유출 등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즉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15일 현대제철의 생산·기술 부문 담당 사장을 신설하고 안 사장을 선임했다.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한 안 사장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제철 설비, 생산분야의 전문가에 속한다.
이날 최 회장은 "안동일 전 부사장은 포항제철소장, 광명제철소장을 역임한 이후 2018년 퇴임했다"며 "현대제철과 현대차그룹은 연간 약 130만 톤에 달하는 당사 제품을 구매하는 주요 고객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 출신 안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외부 출신 수장으로 바뀌는 만큼 사내이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제외하고 전부 새로운 인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안 사장과 함께 박종성 당진제철소장과 서강현 재경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과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송충식 부사장은 이사회에서 모두 제외된다.
애초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이 철강 분야에서 현장 경험이 없는 만큼 안 사장이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거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으로 순혈주의 인사가 관례였지만 최근 대대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는 중"이라며 "안 사장이 포스코에서 현대제철로 옮겨간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가 뚜렷한 성장신호 없이 침체기로에 들어선 가운데 안 사장이 포스코에서 쌓은 노하우를 현대제철에서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현대제철의 미래를 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