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해법,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재개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7 10:38
-파이로프로세싱, 1997년부터 약 6800억원 투자...사용후핵연료의 부피를 20분의 1로, 방사능도 10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재처리 기술

-2020년까지 실증시설 건설을 위한 초기 설계를 수행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이를 중단...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논란 일어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원천기술 확보나 국가안보 부분과 관련이 있다면 어느 정도는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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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듐냉각고속로(SFR)’과 ‘파이로 프로세싱’ 공법의 ‘사용후 재처리 시설’을 이용한 순환핵연료주기 시스템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고준위 방사성 페기물을 처리할 해법으로 알려진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연구가 재개될 전망이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사업에 대해 "파이로 프로세싱과 관련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부분을 파악 후 답변하겠다"면서도 "원천기술 확보나 국가안보 부분과 관련이 있다면 어느 정도는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고독성·장반감기 핵종을 분리해 독성을 낮추고, 이를 차세대 원전인 SFR의 연료로 재처리하는 기술이다. 사용후핵연료의 부피를 20분의 1로 줄이고 방사능도 10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폐기장은 땅에 묻는 방식인데 반해 파이로프로세싱은 재활용·분리수거 개념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1997년부터 지금까지 약 6800억원을 들여 개발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실증계획이 없어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계획에서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실증시설 건설을 위한 초기 설계를 수행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이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탈원전 시민단체는 파이로프로세싱이 원전 운영을 전제로 하는 기술이라는 점 등을 들어 사업 중단을 요구해 왔다. 국회에서도 기술의 실현 가능성, 투자 대비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SFR)의 경우 국회 결정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R&D)은 지속하되, 실증로 건설은 일단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현재로서는 (파이로프로세싱) 실증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 주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기술개발이 완료되려면 아직 수년 간의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이미 있는 기술을 따라가는 게 아니고 우리가 새롭게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기술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실험실 규모에서 실제 발전소 규모로 실증을 해야하는데 계속 일정이 변경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2020년까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재검토를 거쳐 실증시설 건설 여부와 예산규모를 다시 결정할 예정"이라며 "연구자 등 관계자들과 시민단체의 의견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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