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하나카드 새 사령탑 선임
인터넷은행 진출·롯데카드 인수 ‘영역 확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 |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김정태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그룹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카드 등 주요 계열사 수장 후보로 1963년생 동갑내기 지성규·장경훈 현 KEB하나은행 부행장이 각각 추천되며 금융권 세대교체에 발 맞춰 나가는 모습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2017-2018 2년 연속 ‘2조 클럽’ 달성이라는 초석을 다지며 ‘3조 클럽’을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 2018년도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 달성’ 기염…M&A 참여 가능성도 '솔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순이익. (자료=하나금융) |
하나금융은 2018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2402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0% 수준인 2034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원화 약세에 따른 비화폐성 환산손실 △인사제도통합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고의 연간 실적이다. 특히, 전년도에 이어 연결 당기순익 2조원을 돌파하는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탄탄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2018년도 자본 적정성 및 자산 건전성 역시 안정적인 추세가 이어졌다. 2018년 말 그룹의 BIS비율 추정치는 14.90%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우량자산 위주의 꾸준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노력으로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전년 말 12.74% 대비 12bp 상승한 12.86%로 개선됐다. 2018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말 대비 19bp 하락한 0.59%로 지속적인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 ROA는 0.61%로 전년 말 대비 1bp 개선됐고, ROE는 전년 말 대비 12bp 증가한 8.89%를 달성하면서 효율적인 경영성과를 나타냈다. 그룹의 4분기 NIM(순이자마진)은 1.85%이며, 2018년 결산 시부터 신용카드사 수익인식 회계기준이 변경 적용된 점 감안 시 그룹 4분기 NIM(회계기준 변경전 기준)은 2.00%로 전 분기 대비 4bp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2018년도 실적에서는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하나금융은 당기순익 중 은행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을 탈피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꾀하는 분위기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각 1204억, 195억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업계 전반의 실적 예상도에 먹구름이 끼었던 가운데 소폭 실적 개선을 이뤄낸 하나카드 역시 업계 내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처럼 하나금융의 꾸준한 실적 개선이 지속되자 올 한 해 하나금융이 업계 내 M&A의 큰 손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새어 나온다. 최근 하나금융은 롯데카드의 인수전에 본격 참여하며 숏리스트 후보군에 선정된 바 있다.
◇ ‘NEW 김정태호’ 후보자에 업계 내 기대감도 'UP'
▲지성규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신임 KEB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됐다. (사진=하나금융) |
최근 하나금융은 계열사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KEB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지성규 현 KEB 하나은행 부행장이다. 1963년생인 지 부행장은 밀양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1991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 설립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 하나금융지주 중국 유한공상 은행장직까지 역임하며 ‘글로벌 전문가’로 입지를 다져온 인물이다. 지난해 1월에는 KEB 하나은행의 글로벌사업그룹장으로 임명되며 글로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은행장 후보자의 글로벌 이력에 외환업무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의 해외 영업망 확대가 폭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된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2019년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 은행장 후보자는 김 회장이 그리는 글로벌 하나금융의 미래 청사진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경훈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신임 하나카드 사장으로 추천됐다. (사진=하나금융) |
하나카드의 새로운 수장으로는 장경훈 현 KEB 하나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1963년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장 부행장은 1989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입사한 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장 부행장은 하나금융그룹 그룹전략총괄(CSO), KEB 하나은행 웰리빙그룹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연임한 인물이다. 장 부행장은 전략 및 영업 등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 업계 내 하나카드의 위상을 도약시킬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사장 후보로는 김희석 전 NH농협생보·손보 CIO가 추천됐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김 후보자는 1989년 장기신용은행 입행 후 2012년 한화생명 CIO를 거쳐 2015년 NH농협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나에프앤아이 사장 후보로는 곽철승 현 KEB 하나은행 자문위원이 추천됐다. 1959년생인 곽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를 마친 후 1988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어 2017년 하나금융지주의 그룹전략총괄 겸 그룹재무총괄 역할을 수행한 뒤 올 1월부터는 KEB하나은행 자문위원직을 맡은 인물이다. 이들 계열사 CEO 후보자들은 이달 22일 정기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선임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 하나금융의 새로운 과제,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하나금융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금융권의 영업 환경이 비대면 중심으로 옮겨가는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직접 참여하며 업계 내 변화의 주역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은 최적의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키움증권, SKT와 손을 잡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키움증권-SKT 3사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며 "구체적인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합작한 디지털뱅크 ‘라인뱅크’, 대화형 인공지능 금융비서 ‘하이(HAI)뱅킹’, 누적 회원수 약 1500만명의 금융권 최초 통합멤버십 플랫폼 ‘하나멤버스’, SK텔레콤과 합작한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Finnq)’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해 왔다.
하나금융의 인터넷은행 진출은 역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를 던진 신한금융-토스의 ‘토스뱅크’와 경쟁구도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키움증권·SKT의 컨소시엄 구성원 확보는 현재 진행형이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신청 접수는 이달 26~27일 양일간 진행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11번가의 참여까지는 확정 지었지만, 추가 참여 기업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계획을 밝히며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다"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업종 간의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고객의 혜택을 극대화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