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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매장을 찾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애플이 심상치 않다. 배터리 게이트, 갑질 등에도 꿈쩍 않던 충성도 높은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 이른바 아이폰 ‘충성 고객’의 이탈 조짐이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경쟁사에 이어 화웨이 마저 5G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기서 애플의 움직임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태다.

지난 22일 점심께 찾은 서울의 한 복합 쇼핑몰에 있는 프리스비 매장. 프리스비는 국내 최대 애플 제품 전문 판매점이다. 기자가 방문한 복합 쇼핑몰은 금요일을 맞아 사람들로 붐볐지만 프리스비 매장을 향한 발길은 거의 없었다. 특히 올해 아이폰 5G 모델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면서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매장의 한 직원은 "올해 초부터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줄었는데 이달 들어서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다른 프리스비 매장과 대형 마트에 들어선 애플 전시장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대형 마트의 애플 전시장은 입구 바로 오른 편에 제품들을 전시해놓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 반면 맞은 편 삼성전자 전시장엔 소비자들로 붐볐다.

이 매장 직원은 앞서 하루 전 삼성전자가 ‘갤럭시 S10’ 5G 모델을 내달 5일 출시한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최근 ‘앱등이(애플 제품 추종자를 일컫는 말)’를 자처하는 소비자도 아이폰 재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서 5G를 지원하는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다 보니 경쟁사 제품으로 ‘갈아타는’ 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한국 시장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식고 있는 이 같은 분위기는 전례가 없다. 아이폰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키며 불거진 배터리 게이트와 배터리 발화 사건, 지난해 갑질 사건이 있었을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7.7%로 전년 대비 2.1% 늘었고, 지난해는 단 1% 줄어든 16.7%로 집계됐다.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이곳 애플스토어는 국내에 단 하나뿐인 애플의 직영 매장이다. 애플스토어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폰XS맥스·XS·XR
 등 3종이다. 애플스토어를 찾은 사람은 많았지만 아이폰 신제품을 문의하는 소비자는 찾기 힘들었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XR·XS 시리즈가 할인 판매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애플스토어를 찾은 장모(30)씨는 "현재 ‘아이폰텐(X)’ 모델을 쓰고 있지만 XR 모델이 할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XS맥스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새로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CNBC 등 외신은 애플이 2006년 ‘애플TV’ 발표 당시 ‘It’s show time’이란 문구를 삽입한 사례를 빌어 이날 새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가능성 크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도 "아이폰 수요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위기’를 맞고 있는 애플이 충성 고객을 확고히 하는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보기술(IT)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수요가 축소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국 시장 점유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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