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회계법인, 오류 발견시 처벌 부담 증가...보수적 감사 영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따른 법률(외감법)이 개정되면서 상장사들이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기고도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한 기업은 코스피 12곳, 코스닥 37곳, 코넥스 9곳 등 총 58곳에 달했다.

지난 21일에는 하루에만 무려 40건의 지연 공시가 올라왔다. 웅진, 이엘케이, 세화아이엠씨, 동부제철, 웅진에너지, 이디, MP그룹, 와이디온라인 등은 현재까지 외부감사인의 감사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 및 공시가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했다.

감사보고서는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가 공정하게 작성되었는지 살펴본 뒤 이에 대한 의견을 담아 회사에 제출하는 것으로,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감사보고서의 지연 제출은 통상 기업이 감사인에게 관련 재무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최종 감사의견을 두고 기업과 감사인 간에 의견 상충이 있을 경우 발생한다.

감사보고서를 늦게 낸다고 해서 별도의 제재는 받지 않는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인 4월 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다만 이날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10일 이후에도 제출하지 못하면 형식상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올해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이 이처럼 속출하는 이유는 2018회계연도 감사보고서부터 적용되는 개정 외부감사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외감법은 감사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그 책임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장사나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 주식회사는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뒤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을 선임해야 하는 주기적 지정 감사제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회계법인은 지정감사인이 과거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피다가 과거 재무제표에서 오류를 발견하면 경중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감사가 전에 없이 깐깐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금융상품 인식에 대한 회계기준서(K-IFRS 1109호) 도입으로 기업이 기준 적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감사보고서 지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은 주기적 지정 감사제 도입으로 다른 감사인이 이전 재무제표를 면밀히 살핀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면서 감사가 더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과 감사인의 관계와 업무수행 변화에 익숙해지면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