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금융부 송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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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그럴 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하다는 뜻의 용두사미(龍頭蛇尾). 요즘 금융감독원이 예고한 종합검사를 보면 이 말이 생각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지난해 7월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종합검사 제도를 4분기부터 부활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윤 원장은 앞서 금융혁신위원장을 맡아 금융혁신에 강경한 태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장 취임 후에는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며 금융사들과 전면전을 예고했던 터라 호랑이의 등장과 종합검사 부활 발표가 맞물리며 금융사들은 잔뜩 긴장했다. 종합검사는 말 그대로 금융사의 전 부분을 보겠다는 것이다. 경영실태평가와 업무전반에 대한 검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지배구조, 자본적정성은 물론 리스크 대응, 영업행위 등 금융사가 예민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살펴본다. 과거에는 업권별로 2∼5년 주기마다 시행했는데 보복성 검사 논란이 불거지며 2015년에 중단됐다.

금감원은 새로 부활하는 종합검사에 대해 과거의 관행적이고 백화점식으로 이뤄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적격 금융사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는 ‘유인부합적 검사’ 방식으로 실시해 수위를 낮추겠다고 밝혔으나 금융사들은 여전히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어느 금융사가 선택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이 종합검사 부활과 함께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요양병원 암보험금 지급 등 보험사들에 대한 권고사항을 함께 내놓으며 금융사들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졌다. 금감원의 눈밖에 들다간 종합검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이 종합검사 부활 의지를 밝히며 금융사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무기로 작용됐으나, 3월이 된 지금까지 종합검사는 실체없이 소문만 무성하다. 금감원은 4월에 종합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는데, 그 사이 종합검사에 대한 우려를 밝힌 금융위원회와의 의견 충돌과 보복검사라는 여론의 비판 등을 거치며 금감원이 종합검사에 쏟았던 힘은 되레 많이 빠진 것 같다. 소비자보호를 중심으로 한 검사가 이뤄질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 금융사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지배구조,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이행 등의 내용은 종합검사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예측도 흘러나온다.

현재 금감원 종합검사는 어떤 금융사가 선택될 지에 대한 궁금증으로만 둘러싸여 있다. 금감원이 종합검사를 부활하겠다고 마음 먹게 된 금융권의 상황과 이유에 대한 반성 등은 나오지 않는다. 금융사들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실태와 소비자 보호가 뒷전으로 밀려난 금융권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종합검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관심은 ‘종합검사’ 행위 자체로만 쏠리고 있다. 금융혁신이란 처음의 취지가 살아날 수 있을까.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미하게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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