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지난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있는 포항지열발전소 모습. 이날 대한지질학회는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사진=연합)


2017년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연구단 발표 이후 여야의 대응 전략에 차이가 나고 있다. 지난 정권 때 이뤄진 지열발전소 건립 결정 과정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는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정권 탓보다는 피해 구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야당(자유한국당)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권 때 이뤄진 지열발전소 건립 관련 진상 규명 의지를 보였다.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홍의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포항지열발전소 지진대책특별위’를 발족했다. 홍 위원장은 "인재(人災)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정부 조사연구단 발표를 토대로 그동안 지열발전소 건립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피해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열발전소는 주로 화산지대 같은 곳에 설치하는 등 입지 조건이 중요한 발전소 형태"라며 "이명박 정부 때 안전 문제를 사전에 철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굴착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특위는 지열발전사업 결정 과정에서 지진 가능성 사전 검토 여부와 사업 결정 과정에서 문제 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등 관계 부처와 시설 건설을 맡은 포스코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같은 날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송갑석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포항 지진 피해 책임 공방을 이어나갔다. 송 의원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지열 발전 토지에 지진을 유발하는 활성단층의 유무를 조사할 것을 권고받았는데 아무런 검토 흔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 1월 시추공에 소량의 물을 넣었음에도 2.1 지진이 발생했다. 이때 포항 지역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스위스 페터 마이어 박사가 정밀 검사를 강력히 주장했지만 (정부는) 이 역시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시절 역시 3.1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이후 아무 조치가 없었고 (시추공에) 물 주입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국제적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명박정부는 시작했고 박근혜정부는 강행했다. 업체 선정도 특혜가 의심된다"며 "아직도 고통받는 포항 시민을 위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감사원과 사법기관, 국정감사 등 모든 것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송 의원의 질의에 "(포항 지진과 관련) 지난해 11월 이미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주민들이 했다"며 "감사 실시 요구를 4월 안에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포항을 찾아 관련 특별법 마련을 약속하는 등 특정 정권 탓을 하는 대신 지진 피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지진 피해가 큰 포항시 북구 흥해읍을 찾은 자리에서 "다른 정당과 힘을 합쳐 포항 지진과 관련한 특별법을 만들겠다"면서도 "(지열발전소) 문제와 관련해 전임 정권 탓을 얘기하는 민주당에 상당히 실망했다"고 맞받아쳤다. 또 "그렇게 따지면 우리도 (2017년) 8월에 한 지열발전소 물주입을 얘기해야 한다"며 "현 정권에 더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논리도 당연히 있지만 이것은 정권 탓을 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야 움직임에 상당수 포항시민은 자칫 공방 탓에 지진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지열발전소 연구조사와 관련해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해준 정부에 감사하다"며 "특별법 제정에는 정파 없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특별법 제정이나 포항 지진 피해 복구 대책은 정쟁 대상이 아니다"며 "포항시민이 바라는 것은 정치권 공방이 아니라 실질적 대책"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추천기사


·  포항 지진 나비효과...'신재생까지 번져'

·  산업부, 포항 지열발전 감사원 감사 청구…"진행과정 적정성…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