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대한항공 27일·한진칼 29일 주총 열려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연임 '촉각'
총수일가 주식 33.35% 불과
11.7% 국민연금 찬반에 좌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대한항공, 한진칼 등 주요 계열사의 주주총회(주총)를 앞둔 한진그룹 내부에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등기이사 연임 등 굵직한 사안들이 다뤄질 예정이지만 그 결과를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가 그룹 경영권을 넘보고 있는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진그룹 입장에서 3월 마지막 주는 ‘운명의 한주’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이 각각 27일, 29일 열린다.

당장 대한항공 주총에서 급한 불부터 꺼야하는 처지다. 조 회장은 지난 17일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가 끝났다.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총 현장에서 연임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대한항공 정관은 이사 재선임을 위해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는 대한항공 주식 33.35%를 들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약 56%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도록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도 ISS와 뜻을 같이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은 아예 공식적으로 조 회장 연임을 반대하며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사측 역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에게 찬성을 제안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70% 보유한 2대주주다. 참여연대와 민변이 위임장을 다수 확보한다 해도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손을 들어주면 조 회장 연임안은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선택과 관련해서도 아직 변수가 많다. 이들은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했다. 다만 지난 21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기권했다. 장기적인 주주가치 고려했다는 게 국민연금의 입장이다. 같은 기준을 단순 적용할 경우 재판 중인 조 회장의 연임안에도 반대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25일 오후 대한항공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의사를 공개할 방침이다.

29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투자목적회사를 통해 한진칼과 (주)한진 지분을 매집하며 그룹 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일단 한진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법원에서 KCGI의 주식 보유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는 이유로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CGI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 운신의 폭이 줄어든 것이다. KCGI는 그룹 측의 제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수준에서 표대결을 벌일 계획이다.

쟁점은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KCGI가 석 대표를 ‘조 회장 측근’이라는 이유로 연임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서스틴베스트, 기업지배구조원 등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진그룹 측 손을 들어준 상태라 의외로 싱겁게 승부가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무게감은 한진칼 주총에서도 상당하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6.70%를 보유한 3대주주다. 이번 주총에 앞서 조 회장을 겨냥해 ‘배임·횡령으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해임하자’는 주주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편 조 회장 일가는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으로 17.84%를 들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28.93%다. 한진칼은 또 대한항공(29.96%), 한진(22.19%), 진에어(60%) 등의 1대주주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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