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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참여 이끌려고 의결권 대행업체까지 이용 비용·시간 부담 만만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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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지배주주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도록 제한하는 ‘3%룰’이 주주총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상장사들은 전자투표, 주총 분산 개최는 물론 의결권 대행업체까지 쓰고 있어 비용·시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를 개최한 코스닥 상장사 한국정보인증은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한국정보인증은 "상근감사 선임의 건이 정족수 미달로 미상정 부결됐다"고 밝혔다. 사측은 "감사위원 선임 안건 통과를 위해 주총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전자투표와 의결권대리 권유 공시 등으로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두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안이 부결돼 현재의 감사가 다음 주주총회때까지 업무를 이행할 것이며 추후 주주총회에서 감사를 선임할 방침이다.

감사 선임 안건의 경우 대주주를 견제하기 위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데 투자자들의 저조한 참여로 감사 선임이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정보인증을 비롯해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을 하지 못한 상장사는 GS리테일, 진양산업, 디에이치피코리아, 연이정보통신 등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873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올해 정기주총에서 감사·감사위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 회사는 737개사로 조사됐다. 협의회는 737개사 중 5% 이상 주요 주주나 기관투자자가 없어 감사·감사위원 선임 불발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장사가 154개사로 전체의 20%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소액주주 비율이 50%가 넘는 곳은 중견 상장사도 24곳이나 포함됐다.

제대로 된 대안 마련 전까지 3%룰로 인한 주총 대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감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내년 238곳(12.7%), 2021년 76곳(4.1%) 수준이다.

감사 선임에 실패한 상장사들은 다시 임시 주총을 열고 해당 안건의 통과를 재상정해야 한다. 통과될 때까지 열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의결권 대행업체까지 등장하며 상장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참여들 이끌어내기 위해 의결권 대행업체를 쓰는 경우 억대의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해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전자투표 도입, 주총 분산 개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투표는 소액주주가 직접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하더라도 전자투표 실시, 주총 분산 개최 등을 도입한 상장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지난해 상장 규정을 개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 ‘3%룰’은 대주주 견제와 소액주주친화 경영 강화를 추구하는 제도지만 아직까지는 상장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많다"며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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