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美 원유 생산량 늘어난다"...국제유가 하방 압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31 08:59

대신증권 "美원유생산 정체, 일시적 현상"
"셰일 생산성 좋아졌다...얼마든지 증산 가능"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텍사스 퍼미안 분지 내 파이프라인이 확충되면서 미국이 본격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30일 ‘미국産 원유 증대가 다가오고 있다’ 제목의 리포트에서 "미국 원유생산 정체는 셰일 생산성 감소보다는 인프라 부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한다"며 "WTI Midland 가격과 WTI 쿠싱(Cushing), Magellan East Housto(MEH) 유가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WTI Midland는 텍사스 서부와 뉴멕시코 동부지역에 있는 퍼미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말한다. WTI Cushing은 쿠싱, 오클라호마 지역을, Magellan East Houston는 휴스톤 및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의미한다.

▲(자료=대신증권)


그는 "WTI Midland와 WTI Cushing 및 MEH 스프레드는 작년 하반기에 벌어졌다"며 "퍼미안에서 생산된 원유가 쿠싱과 멕시코만 지역으로 운송되지 못해 쿠싱과 MEH 지역 원유공급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셰일혁명 이후 원유 생산이 급증한 지역과 전통적으로 정제활동 및 수출활동이 일어나는 지역 간의 거리가 멀어 퍼미안, 바켄 분지 유가는 벤치마크 가격 대비 상당 부분 할인을 받았다. 퍼미안은 지난해 셰일 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 정도로 미국 내 최대 셰일 석유 생산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파이프라인이 보충되면서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다. 김 연구원은 "Sunrise 파이프라인이 연장돼 퍼미안~쿠싱 지역 수송량이 12만 배럴 늘어났다"며 "여기에 Seminole~Red 파이프라인이 4월 중 완전히 가동된다면 퍼미안~멕시코만 수송량은 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로써 미국 퍼미안은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파이프라인이 확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추후 미완결유정(Drilled but Uncompleted) 수도 리그 수에 비해 월등히 증가하고 있어 셰일은 얼마든지 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Dallas Fed)의 올해 1분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유 및 가스 기업들은 국제유가가 평균 배럴당 27~37달러로 유지된다면 운용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며 "작년과 비교해 보면 평균 운용비용 상단이 3달러 줄어들어 셰일 생산성은 오히려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미국이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셰일 생산을 늘리면 국제유가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프라 확충으로 미국이 2020년 말부터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원유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달러, 저물가, 저유가로 인해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OPEC이 원유공급을 늘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전 세계 시장은 취약하고 유가는 너무 높아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이끄는 비회원국이 감산 조치를 이어가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난해 12월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OPEC+)은 올해 1월 1일부터 6개월간 일평균 1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 OPEC은 제발 진정하라"면서 "세계는 유가 급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 취약하다"고 썼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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