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세에 "연 3% 미만 가계대출 비중 1년4개월만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01 07:17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국내외 중앙은행이 돈줄을 죄던 움직임이 멈칫하면서 가계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3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금리 연 3% 미만 비중이 23.5%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직전인 2017년 10월 2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3% 미만 가계대출 비중은 한은이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작년 11월 10.9% 이후 크게 늘었다. 12월엔 17.1%, 올해 1월엔 21.1%였다.

이는 국내외 금리인상 기대감이 급격히 약화하며 가계대출 지표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AAA등급 5년물 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 기준)는 작년 11월 말에 연 2.180%, 12월 말 2.089%, 올해 1월 말 2.072%, 2월 말 2.050%로 내림세를 보였으며 3월 말에는 1.883%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연 3%대가 60.6%로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지만 작년 10월 72.4%에 비하면 낮아졌다. 4%대는 작년 12월 15%에서 두 달 만에 11%로 내려섰다.

2월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3.50%로, 2017년 9월 3.41% 이후 최저다.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8% 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하락폭은 한은이 마지막 금리인하를 한 다음 달인 2016년 7월 -1.0%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금리 하락세에서 2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 1월 1조1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커졌고 작년 2월 2조5000억원과는 같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2조4000억원으로 1월 2조7000억원보다 적었지만 1년 전 1조8000억원보다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연초 설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이 없어지면서 3월엔 전월 대비 대출 증가규모가 많을 수 있지만 금리 하락이 가계대출 수요를 크게 자극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더 영향이 큰 요인은 부동산 시장 전망과 대출 한도 등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하락했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는 잔액 기준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해, 2월엔 전월보다 0.02% 포인트 오른 연 3.65%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5월 3.67%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유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