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호 여주대 겸임교수
▲한치호 여주대 겸임교수 |
지난달 승자의 저주에 걸렸던 다른 기업도 매각했던 기업을 다시 매입했다. 사명도 과거의 사명으로 다시 바꾸고 심기일전 과거와 같은 기업의 영화를 누리기 위해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한 번의 실패를 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같은 실패는 반복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사실 이 회사도 가업과도 같은 기업을 매각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절치부심 능력을 만들어서 되찾을 수 있었다.
과거 근무했던 기업에서도 가업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양보하고 희생했던 모습을 보인 뒷이야기가 있다. 창업자와 동생 두 분이 기업을 일으켰으나 창업자가 돌아가시고 갈등이 생기게 되었다. 급기야 창업자의 동생분이 지분을 매각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자칫 경영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자칫 다른 지분까지 합하면 적대적 인수합병의 가능성이 있게 되는 상황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가족들이 나서서 가업은 지키자는 간곡한 설득에 지분 매각을 포기하고 서로 원만히 오해를 풀고 정리되는 상황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최근 한진그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시면서 상속세와 관련해서 경영권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와 주총대결에서 한진칼에서는 그룹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결되었지만 대한항공 이사에서는 선임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보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의 유언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 좋게 이끌어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이 뜻은 과거 형제간에 분쟁이 일어난 기업들을 보면서 본인의 사후에라도 가족들이 협력해서 가업을 잘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한진이나 금호나 사실 형제간에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장안의 사람들이 모두가 알고 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서로 형제가 반목하고 갈등하면서 잘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한진은 해운과 중공업을 포기했고, 금호도 항공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사실만 보아도 바로 알 수 있다.
기업을 창업하고 키우는 것보다 수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많은 기업들을 보면서 알고 있다. 언론에서 ‘왕자의 난’이니 ‘형제의 난’이나 하면서 연일 보도되는 것도 많이 보았다. 그 결과가 어떤지도 국민들은 직접 목격했다. 따라서 가업을 지키는 일이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안다. 가정도 기업, 국가도 마찬가지다. 잘 지키고 부강 시키는 일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