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태양광 밸류체인 축, 무너져 내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21 15:10

- 국내 유일 태양광 제조업체 웅진에너지 경영 위기 봉착에 태양광업계 우려 표해
- 중국의 저가 태양광 공세에 핵심소재(잉곳·웨이퍼)가 수익성 악화. 특히 지난해 1000억원 당기순손실 기록하며 폐업 수순 밟아.
- 협회 "웅진에너지 살려서 태양광 산업생태계 무너뜨리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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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설비 [사진제공=진코솔라]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국내 태양광 제조업 생태계의 축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가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게 되면 중국 제품 수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한껏 초조해하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잉곳과 웨이퍼를 제조하는 업체다. 잉곳은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으로 태양광반도체(태양전지, 셀)전지의 핵심 소재다. 이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든 웨이퍼로 태양광반도체인 셀을 만든다. 업계는 폴리실리콘 - 잉곳 - 웨이퍼 - 셀 - 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제조업 밸류체인 중 한 곳이 무너지면 전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태양광 1세대 기업인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잉곳, 웨이퍼 제조업체가 웅진에너지 뿐이다. 밸류체인으로 봤을 때 태양전지의 원재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게 된다면 밸류체인이 잉곳, 웨이퍼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게 된다면 지금 당장 문제보다 앞으로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OCI 관계자는 "잉곳, 웨이퍼에서 유일한 기업인 웅진에너지마저 중국 저가 공세에 밀려 문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밸류체인을 완성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조 밸류체인을 봤을 때 폴리실리콘은 OCI, 한화케미칼, 신성이엔지 정도다. 잉곳, 웨이퍼 기업은 문 닫을 상황이고 그 다음 셀, 모듈 단계 기업이라고 해봤자 몇 안되는 기업들이 남게 된다. 이들 기업만으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부응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결국 수입해서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정책이나 개발에 대해 직접적으로 수행할 업체가 없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에 부품을 수출해서 다 만들어진 제품을 다시 한국에 들여와야 되는 셈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경영 위기에 빠진 웅진에너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협회는 웅진에너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웅진에너지가 폐업으로 몰리게 된 주원인은 비용경쟁력에서 중국기업에 뒤처지기 때문이다"며 "정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일부를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지원해 웅진에너지를 회생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웅진에너지는 이달 10일 한국거래소에 외부감사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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