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 '저평가' 애경산업 지분 40.02%로...이제 폭풍매수 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23 07:44

2월 1일~4월 22일 50차례 걸쳐 23만주 매입
세제혜택-지배구조강화 목적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AK홀딩스가 주력 계열사인 애경산업에 대한 지분율을 40.01%까지 확대하면서 2월부터 이어진 주식 매입을 추가로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직도 애경산업의 주식은 저평가 상태인 만큼 AK홀딩스가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이달 22일 애경산업 주식 3000주를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40.02%(1052만5325주)까지 확대했다. AK홀딩스는 올해 2월 1일부터 이날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무려 50차례에 걸쳐 매일 주식을 3000주~1만주씩 매입했다. 평균매입단가는 3만9000~5만427원 선이었다. 이에 따라 AK홀딩스의 애경산업 지분율은 작년 말 39.18%(1029만2325주)에서 이달 현재 40.02%로 0.84%포인트(23만2000주) 높아졌다. AK홀딩스가 애경산업 주식을 주당 4만5000원에 매입했다고 가정하면 무려 103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AK홀딩스가 애경산업 지분을 확대한 것은 절세 효과와 지배구조 강화 등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법 규정 내 익금불산입에 따르면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자회사의 수입배당금은 지주사의 이익에서 제외시켜 지주사에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특히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할 경우 자회사 수입 배당금 전부가 이익에서 제외돼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애경산업 주가 추이.


애경산업은 지난해 주당 45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즉 AK홀딩스가 애경산업의 배당금 지급으로 벌어들인 돈은 46억원에 달한다. 이달 들어 지분율을 40%까지 늘린 만큼 애경산업이 실적 개선으로 배당을 늘릴 경우 세제 혜택으로 인해 AK홀딩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애경산업은 매출액은 7709억원, 영업이익 9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경산업은 이달 18일 40%의 지분을 확보하며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했지만, 그 이후에도 몇 차례 더 매수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AK홀딩스가 지배구조 강화를 목적으로 애경산업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AK홀딩스의 노력에도 애경산업 주가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2월 1일 4만100원에서 3월 19일 5만1100원까지 오른 뒤 한 달 넘게 4만7000~9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애경산업의 주가가 LG생활건강 등 다른 기업에 비해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애경산업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면세점 후발주자인데다 일명 ‘견미리팩트’로 불리는 에이지20’s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경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수준으로 LG생활건강(37.37배), 아모레퍼시픽(48배)보다 낮다. 조경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로 예정됐던 에이지 20’s의 대표 제품인 에센스 커버팩트의 신규 시즌 출시가 4월로 지연되며 홈쇼핑 방송 효율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메인 모델을 견미리에서 이나영으로 교체하고, 주력 제품의 신규 시즌 출시로 이같은 우려가 일단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금은 단일 제품 하나만 잘 돼도 좋다는 인식이 퍼졌고, 올해와 내년 면세점 및 수출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애경산업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단일 제품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해도 애경산업 주가는 경쟁사보다 낮다"며 "만일 애경산업 주식을 매입하는 이유가 자회사에 대한 세액공제보다 지배구조 강화 측면이 더 크다면 여기서 더 지분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K홀딩스 관계자는 "지배구조 강화, 주가 저평가, 세제 혜택 등으로 지분을 확대했다"며 "추가 매입 가능성은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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