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정밀기기·기계 분야 나쁨 지속
설비투자 부진 지속되면 국내 성장 잠재력 다운
▲설비투자 사이클 국면 : 산업별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우리나라 설비투자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2015년 이후 올해 1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전자, 정밀기기, 기계 산업은 설비투자 여건이 계속 나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조선, 석유화학, 청강 산업은 설비투자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산업별 설비투자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설비투자 갭률도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9.5%를 기록하면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분별로는 기계류 설비투자가 -23.4%로 가장 낮았고, 운송장비 설비투자가 -7.9%로 부진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출하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재고가 확대돼 설비투자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봤다. 수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외수 경기도 투자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설비투자전망 BSI는 최근 기준점인 100p를 하회해 기업은 앞으로 설비투자 확대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전체의 생산·생산능력 모두 부진해 설비투자 조정압력 또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또 제조업별 생산, 출하, 재고 등 설비투자 여건과 설비투자 조정압력 비교분석을 통해 조선, 석유화학, 철강 산업을 설비투자가 회복 국면에 위치한 산업이라고 분류했다. 조선업은 생산과 출하가 모두 증가하고 생산 가동률은 확대됐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플러스 폭이 확장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모두 증가하고 재고가 감소하는 가운데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플러스로 반등했다. 철강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둔화됐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폭은 축소됐다.
반면 설비투자가 하강 국면에 위치한 산업은 자동차, 정밀기기, 전자, 화학, 기계 산업 등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재고 증가율은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플러스이지만 그 정도는 낮다. 정밀기기 산업은 생산과 출하는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최근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전자 산업은 생산, 출하 및 재고가 모두 감소하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화학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하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최근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계 산업은 생산과 출하 감소가 확대되고 재고가 여전히 쌓이고 있는 가운데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마이너스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생산 증가율(A)과 생산능력지수 증가율(B)의 차이(A-B)로 계산되며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를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양(+)의 값을 나타내면 앞으로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며 음(-)의 값을 나타내면 앞으로 설비투자 여력이 낮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중 설비투자 국면이 상승에 위치에 있는 산업은 없다"면서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국내 고용과 성장세 회복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성장 잠재력 또한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내수 경기 진작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 설비투자 활성화를 꾀해야 하고 △수출 경기의 악화나 대외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응하는 수출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규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와 기업가 정신을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하고 △기업은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응한 선제적인 투자 확대 가능성도 고려하면서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